북, 태풍피해복구 강제동원으로 주민 원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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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태풍 피해를 입은 철길과 도로, 교량 등을 복구하면서 주민들의 노력동원만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주민 불만이 크다는 소식입니다. 필요한 자재와 도구마저 공급되지 않아 끊어진 철길과 교량을 복구하는 공사가 지지부진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0일 “요즘 청진시를 관통하는 주요 다리인 수성천다리를 복구하느라 청진시 주민들이 총동원되었다”면서 “도 당위원회에서 80일전투의 첫 과제로 각 공장 기업소, 인민반들에 수성천다리 복구사업을 제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성천다리는 청진시의 라남구역, 송평구역을 거쳐 중심지역인 수남구역, 포항구역, 청암구역, 신암구역을 잇는 중요한 교통망의 하나”라면서 “수성천 다리의 교각이 지난 9월의 태풍으로 인해 끊어져 다리가 붕괴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성천다리가 붕괴되면서 청진시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었다”면서 “비록 왕복 2차선의 다리에 불과하지만 이 다리를 지나지 않으면 청진시에서 전국 어디로도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붕괴된 수성천 다리 옆에 철교가 따로 있지만 요즘은 기차도 다니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도당위원회와 도인민위원회가 청진시 주민들에게 80일전투의 첫 과제로 수성천다리를 시급히 복구라는 강제동원령을 하달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수성천다리는 70여년전 일제시기에 지어진 것이어서 언제 붕괴되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면서 “2016년에 있은 장마때 교각이 내려앉아 다리 상판이 30센티 이상 한쪽으로 기울었는데 그때에는 급한대로 임시 보수해서 계속 사용해왔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조선에 있는 철교와 다리는 대부분 일제시기에서 건설된 것이어서 낡고 불안정한 상태”라면서 “철길도 해방전에 건설된 것을 지금까지 70년 넘게 사용하다보니 기차가 속도를 낼 형편이 못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19일 “요즘 당국이 연일 주민들을 철길과 도로보수공사에 내몰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면서 “청진에서 온성으로 가는 철길구간도 지난 태풍에 여러 곳이 끊어져 복구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온성역 인근의 철길이 산사태로 끊어지면서 열차가 다니지 못한지 한 달이 되어온다”면서 “중앙에서는 태풍피해 복구사업을 80일전투의 첫 과제로 제시했지만 정작 복구에 필요한 자재운송도 길이 막혀 신속한 복구공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실제로 태풍 피해를 입은 도로와 교량이 너무 많아 요즘 전국적으로 교통이 마비상태나 다름없다”면서 “과거에는 그래도 전투과제를 제시할 때에는 주민들에게 얼마간의 배급이라도 주면서 동원을 시키더니 지금은 식량 한 톨 주지 않으면서 연일 강제노동에 내몰고 있으니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