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면서 돼지고기를 비롯한 장마당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당국이 내놓은 방역대책이란 것이 돼지고기 판매금지 조치뿐이어서 돼지고기값이 폭등하고 덩달아 다른 식품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2일 “지난 봄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돼지열병으로 인해 청진시의 모든 장마당에서 돼지고기 값이 폭등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인해 돼지열병이 유입되고 확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산 돼지고기 수입이 중단되었고 돼지고기 품귀현상이 빚어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산돼지고기 수입 중단조치는 지난 여름에 이미 시행되었지만 그동안 열병에 걸린 돼지를 마구잡이로 도살해 장마당에서 판매했기 때문에 돼지고기 값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었다”면서 “장마당에서 돼지고기를 판매하려면 ‘방역검사 확인증’이 있어야 했는데 확인증이란 것이 뇌물만 고이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돼지열병이 전국에 걸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9월초 까지만 해도 장마당에서 돼지고기 1kg당 12,000원선에서 거래되었는데 요즘은 20,000원까지 급등했다”면서 “당국에서 뒤늦게 전면적인 돼지고기 판매금지조치를 내렸지만 돼지 열병은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된 후였고 지금도 장마당에서는 검역을 받지 않은 돼지고기 밀매가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돼지 열병이 완전히 퍼진 후에서야 돼지고기 판매중지라는 방역대책을 내놓은 당국에 대해 주민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판매금지조치로인해 장마당에서 돼지고기를 구하기 어렵게 되고 돼지고기 밀거래가 성행하면서 가격도 급등했다”고 당국의 때늦은 대처를 비난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돼지고기 값과 더불어 장마당의 전반적인 물가가 덩달아 오르고 있다”면서 “장마당 물가는 언제나 상대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돼지고기 값이 오르면서 자연히 식품가격이 따라 오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3일 “해마다 농장들의 가을걷이가 끝난 지금쯤 이면 당연히 입쌀 가격이 kg당 4천원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데 현재 장마당 쌀값은 5천원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돼지고기 품귀로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은 알곡 값까지 상승하자 당국의 섣부른 대책을 원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중앙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차단한다며 돼지고기 판매를 전면 중단시킬 때부터 식료품 값의 상승은 예견되었다”면서 “병에 감염된 돼지고기인지 아닌지를 엄격하게 검사해 건강한 돼지고기는 판매를 허용해야 하는데 감염여부를 검사할 인력과 장비가 없으니 무조건 전면금지시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돼지고기 판매를 금지시키면서 결국 돼지고기 밀매가 성행하게 되었고 돼지고기 값이 kg당 20,000원까지 오르고 있으니 이걸 국가가 내놓은 방역대책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민들의 식량난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수확철이 지나면 내릴 줄 알았던 알곡 값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면서 “그러지 않아도 월동준비에 마음이 무거운 주민들은 당국의 주먹구구식 돼지열병 대책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