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중국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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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당국이 중국투자자를 유치하느라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히려 이미 투자했던 일부 중국투자자들이 북한에서의 사업을 접고 철수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20일 “이달 초부터 도내 무역기관 간부들이 모두 동원되어 외국인 투자자발굴에 나섰다”면서 “새로 작성한 합작사업계획서를 가지고 중국에 나가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번번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중국 투자자를 찾기가 힘든 이유는 그동안 우리(북한)나라에 투자했던 많은 중국인 투자자들이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우리의 주 관심분야인 농업부분에 투자했던 중국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우리의 농업부분에 투자했다 실패한 사람들은 중국 흑룡강성과 길림성에서 기업을 하는 중국인들이 많다”면서 “뜨락또르(트랙터), 모내기 기계(이양기), 벼 수확기계 등 각종 농기계와 비료, 살초제, 기술인력까지 우리나라 농장에 투자했지만 당국에서 갑자기 황당한 조건을 고집하며 계약파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쫒겨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7년전 중국의 한 투자자가 ‘천지(천하지대본)’라는 사업체를 세우고 함경북도 경성 일대와 두만강지구의 여러 협동농장에 농경지를 50년간 임대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었다”면서 “하지만 2년도 안 되어 중국 투자자가 들여다 살포한 살초제가 토질을 오염시킨다는 이유로 농업당국에서 일방적인 계약파기를 통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도 이들 농장에서는 쫒겨난 중국인 투자자가 가져가지 못하고 두고 간 농기계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농업당국이 괜한 트집을 잡아 중국인투자자를 내쫓고 그가 투자한 자금과 농기계를 강탈한 경우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외국 투자를 반드시 유치하라는 중앙의 지시 때문에 각 무역기관들이 애를 먹고 있다”면서 “그동안 거래관계로 친해진 중국 거래선이나 무역 간부들의 친인척까지 동원해 투자자 발굴에 매달리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무역부문 간부들에게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안전성을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서류를 만들어 주면서 장기투자를 유치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중국인 투자피해사례가 하도 많아 당국이 새로 제시한 투자안전보장 각서가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3년 전 함경북도에 1만톤을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를 짓고 수산물 거래 사업에 투자했던 중국인 투자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유엔대북제재 품목에 수산물 및 수산가공품이 포함되자 우리(북한) 당국이 수산물 수출에 제동을 걸면서 사업에 실패한 투자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밖에도 관광호텔을 짓거나 음식점, 금광개발, 축산사업에 뛰어들었던 중국투자자들이 실패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면서 “걸핏하면 트집을 잡아 계약해지를 요구하거나 상습적으로 무조건 투자자의 사업권을 박탈하는 행태가 되풀이 되는 한 새로운 중국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