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해외파견을 원하는 근로자들로부터 교육비 명목으로 돈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제재로 인해 근로자들의 해외파견이 여의치 않은데도 곧 해외파견이 재개될 것이라며 기술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해외에 파견되는 모든 근로자들에게 대외파견양성소에 입소해 일정 기간 교육과정을 거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기술교육을 위해 설립된 대외파견양성소가 근로자들을 수탈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주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0일 “요즘 대외파견양성소가 해외파견 대상 교육생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특히 수도건설위원회 산하 평양시 건설총국과 대외관리국에서 대외파견양성소를 운영하면서 교육생인 근로자들로부터 고액의 교육비를 받아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대외파견양성소는 정부내 외화벌이 기관들에서 해외에 파견할 근로자들에게 각종 기술을 배워주는 곳”이라면서 “보통 1년 동안 건축일과 재봉(미싱), 전자제품조립, 제조, 가공, 등 직종별 전문기술을 습득한 뒤 최종 면접을 거쳐 해외 파견이 결정되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양성소의 직종별 교육비용은 100달러~200달러로 차이가 많다”면서 “양성소에서 실기 시험과 기능시험을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해외파견자격을 갖게 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교육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외파견 대상 노동자로 선발된 사람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건설 공법은 물론 간단한 설계도면도 볼 줄 모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대외파견양성소의 교육과정을 거치게 되어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21일 “요즘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해외파견 근로자들이 철수하는 형편인데도 대외파견양성소에는 해외에 나가기를 원하는 노동자들로 넘쳐나고 있다”면서 “당국에서는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곧 경제제재가 해제되고 근로자의 해외파견이 재개될 것처럼 선전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간단한 외국어와 건축기술 교육을 받고 최종 자격시험을 통과한 후 파견대기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이 많다”면서 “대외파견양성소의 모든 과정을 졸업해도 언제 해외로 진출할 수 있을지 모르는데도 계속해서 해외파견 교육생을 모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유엔의 제재를 위반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 발사한 데 따른 조치로 지난해 12월 22일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를 2년 이내에 전원 송환하는 내용을 담은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