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가격 통제 풀리자 식량값 급상승

지난 12월 사람들로 붐비는 청진의 한 장마당 모습(사진 왼쪽)과 3월초 한적한 장마당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주민의 모습.
지난 12월 사람들로 붐비는 청진의 한 장마당 모습(사진 왼쪽)과 3월초 한적한 장마당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주민의 모습. (Photo: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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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의 식량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장마당 식량가격을 일정 수준 이하로 통제하던 당국이 무슨 연유에선지 식량가격 통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9일 “요즘 청진시 장마당들에서 매일같이 식량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거의 대부분의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서도 당국의 통제로 안정세를 보이던 식량가격마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중심의 수남장마당을 비롯해 포항장마당과 청암장마당,신암장마당 등 각 구역의 장마당들에서 식량가격이 일제히 올랐다”면서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식량가격 상승의 원인을 몰라 주민들이 당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달 초까지만 해도 청진시 장마당 식량가격은 입쌀 내화 4,000원 선에서 형성되었다”면서 “식량가격을 키로 당 4000원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당국의 통제도 작용했지만 농장들의 가을걷이가 끝난 직후여서 장마당에 유입되는 식량이 많아 식량가격이 안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이달 중순이 지나면서 식량가격이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더니 요새는 입쌀 1kg에 내화 7~8,000원, 중국 인민폐로는 7원~8원까지 올랐다”면서 “지금까지 식량부족이 심하다 해도 입쌀 1kg당 중국 인민폐 6원을 넘어 선 것은 올해 6월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식량가격이 연일 상승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차 공포감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하룻밤 자고나면 몇 백 원씩 뛰어오르는데 놀란 주민들은 이러다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며 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8일 “요즘 양강도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식량가격오름세가 심상치 않다”면서 “1년 중 식량 재고량이 바닥을 보이는 6월 보릿고개의 최고 식량가격에 맞먹는 8천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중순까지만해도 당국의 엄격한 식량통제와 가격제한으로 전국의 식량가격은 지역에 따라 3,200~4,300원 사이였다”면서 “벼농사를 많이 짓는 곡창지대에서는 3,200원~3,400원, 쌀이 귀한 양강도 같은 북쪽 지방도 4천원 선을 유지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들어 무슨 이유에선지 삼엄하던 장마당 식량가격 통제가 완화되었다”면서 “당국의 식량통제가 느슨해지자 며칠 새 식량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면서 요즘은 입쌀 1kg당 중국 돈 7원 50전~8원까지 올랐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돈 없는 서민들은 식량값이 너무 비싸 당장 먹을 식량도 구할 수 없게 되자 당국의 주민 이동제한조치를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면서 “코로나전염병 방역도 좋지만 주민들이 이동제한에 걸려 생계활동을 못하면 앉아서 굶어죽으란 말이냐며 격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식량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와 바가지 가격 등을 단속해 왔지만 최근 이같은 단속을 완화하자 식량값이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