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국제상품전시회의 큰 손 구매자 자금출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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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지난 10월 청진시에서 개최된 ‘국제상품전시회’에서 고가의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금출처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3일 “요즘 청진시 사법당국이 지난 10월 중순 개최된 ‘국제상품전시회’에서 고가의 외국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금출처를 조사 하고 있다”면서 “국제상품전시회를 개최할 때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선전하더니 행사가 끝나자 구매자들의 자금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청진시 ‘청진경기장’에서 중국 등 외국업체가 참여하는 ‘국제상품전시회’가 열흘간에 걸쳐 개최되었다”면서 “도당에서는 상품전시회 한 달 전부터 도내의 시, 군, 구역들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토록 하라고 독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당초 청진경기장의 한 개 출구만 개방하려 했는데 예상외로 주민들이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루자 당국에서는 세 개 출구를 더 개방했다”면서 “도 보안국과 도 보위국 요원들이 동원되어 열흘간 전시장 안팎을 삼엄하게 경비해야 할 정도로 대단한 성황을 이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도 당에서 적극적으로 참여를 독려하는 것을 보고 참가자들은 너도나도 감춰둔 외화를 들고 나와 이윤이 남을만한 물건들을 대량으로 구매했다”면서 “그런데 당국이 태도를 돌변해 구매자들의 자금출처를 조사하기 시작하자 이를 미처 예상하지 못한 돈주들이나 주민들은 상당히 당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 청진시에서 나름 큰 손으로 알려진 돈주들과 돈 많은 간부 가족들이 ‘국제상품전시회’에서 물건을 구매한 것 때문에 줄줄이 보안서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당국이 개인들의 비축자금을 캐내려고 국제상품전시회를 개최한 것 아니냐면서 불평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10월에 있은 국제상품전시회에서 물건을 많이 구매한 사람들이 도 보안국과 보위부에 불려다니면서 자금출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국제상품전시회에 나온 생필품과 식품을 꼰떼나(컨테이너)채 구입하는가 하면 어떤 주민은 냉동차에 실려온 중국 냉동만두를 그 자리에서 전량 구입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청진 주민들은 전시회에서 중국산 전동안마기와 전동오토바이, 전동자전거를 구입하기 위해 아침부터 몰려들었는데 철제품이나 기계류는 나오지 않았고 대신 화장품, 의류 등 가정용 생필품과 식품이 대거 전시되었다”면서 “그런데 전시품 대부분이 일시에 팔려 나가면서 현장에 있던 주민들 속에서 ‘청진시에 이렇게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은 줄 몰랐다’는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거 국제상품전시회는 라선특구에서나 열리는 특별한 행사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청진시에서 개최되어 주민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면서 “하지만 전시회 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사법당국의 자금 조사가 시작되는 바람에 모처럼 마련된 국제상품전시회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말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돈주들의 자금출처를 철저히 조사하는 것과 관련, 미북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제재완화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외화 확보를 위해 돈주들의 주머니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