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회의에서 밀수범에 무자비한 처벌 경고

북한당국이 양강도 일대에 배포한 ‘비상방역전에 역행하여 밀수 밀매행위를 하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징벌하자’라는 내용의 주민강연제강(주민정치사업자료).
북한당국이 양강도 일대에 배포한 ‘비상방역전에 역행하여 밀수 밀매행위를 하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징벌하자’라는 내용의 주민강연제강(주민정치사업자료). (RFA PHOTO)

0:00 / 0:00

앵커: 북한당국이 양강도 일대에서 국경에서의 밀수행위를 무자비하게 징벌한다는 내용으로 주민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의 초특급비상방역전에 역행하는 행위를 묵과하지 않는다는 김정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5일 “지난 달부터 국경에서의 밀수 밀매행위에 대한 사법당국의 통제가 한층 강화되었다”면서 “초특급방역기간 중에 국경에서 일어나는 비사회주의 현상에 대하여 강한 투쟁을 벌려야 한다는 최고존엄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달부터 신형코로나 방역을 최고 수준의 방역지침인 초특급방역태세로 끌어 올린 당국에서는 특히 국경에서의 밀수행위를 가장 반동적인 행위로 규정했다”면서 “주민강연회를 소집하고 밀수행위자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처벌이 가해질 것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문밖출입도 함부로 하지말라며 위협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양강도) 도당위원회에서 각 지역 당위원회에 내려보낸 강연자료에 따르면 국경밀수자들은 80일 전투기간에 당의 호소에 등을 돌려댄 독버섯 같은 인간들이라고 비난했다”면서 “악성비루스가 들어올 수 있는 최대 공간인 밀수, 밀매 때문에 혜산시가 완전히 봉쇄되었던 것을 례로 들며 밀수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반동행위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강연자료에서는 국경에서 밀수, 밀매를 하는 것은 인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데 있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반국가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라고 지적했다”면서 “밀수행위를 준비하고 있거나 가담한 적이 있는 사람은 이제라도 스스로 법기관에 찾아가 밀수행위를 자백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6일 “요즘 당국이 국경에서의 밀수통제를 최고수준으로 강화하는 것과 함께 밀수범들에게 자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난 달 혜산시 전면봉쇄를 불러온 국경경비대 군관이 포함된 밀수사건 말고도 국경에서 크고 작은 밀수, 밀매 행위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음을 당국이 인정하고있는 셈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 그처럼 악착스럽게 국경 밀수를 단속하는데도 코로나사태 이전부터 중국과의 소규모 밀수와 밀매로 생계를 이어온 국경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생명을 내걸고 밀수를 감행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당국에서는 밀수행위를 자수하면 선처하겠다고 회유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살벌한 분위기에서 밀수행위를 자백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매주 기관기업소와 인민반, 조직별로 열리는 주민회의에서는 지난시기 밀수, 밀매에 가담하였다면 이제라도 조직과 법기관에 찾아가 스스로 자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80일전투승리의 담보는 우리(북한)의 사상진지, 일심단결이라며 국경에서의 밀수, 밀매를 대표적인 반사회주의, 반당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에서 요즘처럼 국경밀수에 대해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무자비한 징벌을 경고하는데 누가 스스로 나서 자백하겠냐”면서 “코로나 비상방역을 구실로 국경을 차단하고 주민의 발을 묶어 놓아 생계난에 허덕이는 국경일대 주민들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각오로 밀수에 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