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주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강조하는 강연회와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연회에서는 간부들이 인민들을 불필요하게 사회노동에 동원하지 말라고 경고하는데 간부들은 중앙에서 노력동원령을 내릴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7일 “요즘 중앙에서 선대들의 ‘혁명일화’를 바탕으로 한 원수님(김정은)의 ‘인민관(인민사랑정신)’을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최고존엄의 애민정신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높여보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들어 각 공장 기업소와 인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대 수령들의 인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지극했던가를 선전하는 강연회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최고존엄(김정은)이 선대들의 인민관을 이어 받아 인민을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한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각급 공장 기업소의 ‘혁명일화 총서’에 관한 강연회는 대개 월요일 첫 시간에 진행된다”면서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원수님(김정은)도 선대수령들처럼 인민을 위한 위대한 사랑의 정치를 펴고 있다는 내용을 주입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강연회 참석자들은 ‘일꾼(간부)들이 주민들을 아무 일에나 망탕(마구잡이로) 동원하면 안 된다는 강연내용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간부들인들 주민을 동원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냐, 위에서 내리먹이니까 할 수 없이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9일 “과거 선대들의 회상기, 덕성실기, 혁명실록을 보면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수령들의 인민사랑을 유난히 강조한 대목들이 많이 눈에 띤다”면서 “원수님(김정은)의 ‘인민관’을 아무리 강조해도 주민들이 공감하지 않자 급기야는 선대수령들의 ‘혁명일화’를 끌어다 대를 이은 인민관을 주민들에게 강제로 주입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연회 내용만 보면 인민을 사랑하는 원수님은 인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데 반해 일꾼들과 간부들은 인민관이 바로 서지 않아 망탕(마구잡이로)으로 노력동원을 하고 있어 인민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강연회에서는 오늘 날 주민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이유를 모두 간부들의 ‘인민관’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당중앙에서 인민을 존중하지 않는데 중간 간부인들 오죽 하겠느냐며 당국의 선전내용을 비웃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눈이 많은 요즘에는 전국의 모든 주민들에게 철길이나 도로의 담당 구역이 정해져 있어 책임지고 눈을 치우고 관리를 하게 돼 있다”면서 “밤새 내린 눈을 치우기 위해 아이들까지 동원되고 있는데 이것이 단순히 간부들의 ‘인민관’ 부족 때문에 해야 되는 동원이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