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 빈번한 북 어선, 동해안에는 과부촌도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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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은 목선, 열악한 장비로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 많아지면서 북한 동해안에는 '과부촌'이라 불리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또 고수익을 위해 수산기업소와 계약을 맺고 바다로 나섰지만, 정작 사고를 당하면 남은 가족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조난이 빈번한 북한 어선의 상황과 배경 등을 노정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바다에 나설 가져가는 것은 오직 GPS 라디오

- 무전기도 없이 무대책 상태로 바다에 나서

- 한국으로 도망칠까 우려해 배에 기름도 제한

- 넘게 돌아오지 않는 남편들 , 동해 지방에는 과부촌도

함경북도 청진시를 비롯한 동해안에는 오징어잡이(북한명:낙지)에 나선 남편이 돌아오지 않은 가정이 많아 ‘과부촌’으로 불리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8월까지 함경북도 청진시 수산사업소에서 창고관리직으로 근무했던 탈북 남성에 따르면 돈벌이가 된다는 이유로 작은 목선에 몸을 싣고 작업에 나섰다가 한 달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바다에서 죽었구나’라며 남편 또는 아버지의 귀환을 포기하게 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수산 기업소에서 근무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위치 확인을 위한 GPS와 한국의 날씨 예보를 듣기 위한 라디오를 몰래 소지하고 바다에 나서지만, 무선은 없으며 싣는 기름의 양도 도망 방지를 위해 제한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 이시마루 지로 ] 바다에 나갈 가져가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있는 GPS 기계 , 한국 날씨를 듣기 위한 라디오를 가져갈 정도이고 , 무선이 없다고 하니까 무방비 상태로 바다에 나가서 고기잡이를 하는 형태인 같습니다 . 목선도 스크루가 아주 작은 2 개짜리가 보통이라고 합니다 . 혹시나 한국으로 도망치지 않을까 ? 라는 우려 때문에 디젤유를 충분히 싣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 바다에 나가면 1~2 정도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 만약 멀리 나가면 다시 북한에 돌아가야 하지 않습니까 ? 이에 필요한 기름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 도망방지를 위해서요 . 이것도 표류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또 표류하다 다른 선박에 의해 구조되면 오히려 나중에 막대한 비용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귀환하려다 조난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귀환 날짜를 하루 이틀 넘길 때마다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한 달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기대조차 접는다는 겁니다.

[ 이시마루 지로 ] 제가 놀란 것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신장비도 없이 바다에 나가는 것이 보통이더라고요 . 예를 들어 5 , 7 톤급 작은 목선이 일본에 많이 표류해왔는데 , 일본에서도 목선의 구조를 보고 어업관계자들이 놀라더라고요 . 이렇게 작은 배와 이런 장비로 500km 떨어진 먼바다까지 나갈 있는가 ? 믿을 수가 없다는 증언이 많았습니다 .

- 오징어잡이 번에 개인 중국 2 ~3 소득

- 군대와 계약 맺은 개인이 수산사업소 등록

- 작업일꾼과 계약 맺고 고용하는 시장경제 체제 운영

- 사고 발생해도 유가족에게 보상은 없어

탈북 남성과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북한의 수산 사업소는 군대를 비롯한 권력 기관 아래 있습니다. 하지만 오징어잡이를 하는 수산 사업소는 군대와 계약을 맺은 개인이 직접 배와 장비, 기름 등을 준비하고 일꾼들을 모집해 나가는 형태입니다. 군대에 ‘간판료’를 지불하고 군대 산하의 사업소로 등록하는 겁니다.

[Ishimaru Jiro] 북한 동해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는 형태는 대표적으로 군대를 비롯해 국가 권력 기간 산하의 수산 기업소를 만들고 계약형태로 개인 선주들을 수산 기업소 산하에 소속된 것으로 꾸며 바다에 나갑니다 . 산하 수산 기업소라 해도 직접적으로 군대와 아무 관련이 없고 , 수산 기업소 밑에서 일을 하는 구조는 완전히 시장경제식 계약 형태입니다 . 국가기관에서 나가라고 해서 나가는 것도 아니고 , 돈벌이가 되니까 선주들이 배와 어구 , 기름 등을 준비하고 작업하는 사람을 모집합니다 . 작업하는 사람의 수입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계약을 상태에서 고기잡이 작업을 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있었습니다 .

탈북자에 따르면 5톤급 목선에 승선하는 작업 일꾼은 보통 5명, 7톤급은 10명 정도로 작업 일꾼 한 명 당 어획량의 7% 정도를 주는 계약입니다. 특히 동해의 오징어잡이 배는 한번 바다에 나가면 2주 정도 머물며 많이 잡으면 작업 일꾼 일 인당 중국 돈으로 2천 원~3천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shimaru Jiro] 이전부터 알려진 사실이지만 , 6~7 월부터 10 월까지가 오징어철입니다 . 동해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매우 많아졌다고 합니다 . 돈벌이가 된다는 거죠 . 중국이 발전하면서 중국의 수요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 동해에서 오징어를 비롯해 좋은 생선을 잡으면 중국에 수출해 외화벌이가 되는 거죠 . 이처럼 외화벌이가 되는 오징어잡이에 돈주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 투자도 하고 , 개인도 고기잡이 작업 인원으로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바다에 나가는 같습니다 . 당연히 배를 가지고 바다에 나가자면 안전 문제가 생길 없죠 .

고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바다에 뛰어든 북한 주민은 돈과 생명의 위험을 맞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징어잡이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어도수산 사업소가 장례를 치러주는 정도일 뿐 남아 있는 가족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랴튜 사무총장은 정치범 수용소와 관리소를 제외하면 북한의 노동력이 가장 많이 착취되는 계층 중 하나가 어부들이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의 목적으로 북한 주민의 어업을 허용하면서도 바다에 나서는 자국민의 안전을 우려하지 않는 데다 조난 사고에 관해서도 후속 대책이 없는 것은 인권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스칼랴튜 사무총장은 꼬집었습니다.

[ 그레스 스칼랴튜 ] 필요한 수단도 주지 않고 , 기름도 없고 , 어선도 거의 낙후한데다 기름 , , 식량도 없기 때문에 먼바다에서 기름이 떨어지거나 다른 이유 때문에 엔진이 고장 나면 그렇게 되는 것이죠 . 모든 북한 주민이 착취를 당하지만 , 그중에서도 가장 심하게 착취당하는 계층이 어부들이라고 있어요 .

일본 해안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바다에서 표류한 북한 목선이 잇달아 떠밀려왔고, 그 안에서 시신도 많이 발견됐으며 지난 1월까지 북한 목선에서 발견된 시신은 30구가 넘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인터뷰

- 일본 해안 표류 어선은 대부분 오징어잡이 배 확신

- 구조적인 문제로 오징어잡이는 위험하고 모험적인 형태 될 수밖에 없어

- 대북제재 탓 , 올해는 오징어잡이 크게 줄어들 듯

- 대표님, 일본에 떠내려온 북한 목선은 ' 돈벌이를 위해 무리하게 바다로 나선 북한 주민 ' 이라는 것이 대표님의 분석이었습니다 . 배경에는 개인적인 돈벌이라는 자본주의적 요소도 깔려있고요 . 다시 한번 북한 목선을 바라보는 대표님의 전체적인 분석과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이시마루 지로] 가을철에 북한 어선이 일본 근해까지 표류하는 사건은 몇 년 전부터 있었지만, 2017년에 급격히 많아졌어요. 그래서 일본 어민도 그렇고, 매체들도 당황했습니다. 정말 많아졌고, 지금이 3월인데 작년 가을부터 합치면 100척 정도 될 거고, 시체도 30구가 넘어요. 이 어선들의 정체가 뭐냐? 일본 언론에서도 보도를 많이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정권에서 어선을 무리하게 바다에 내보내 사고가 잦았다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또 중국이 북한 근해의 어업권을 돈을 주고 샀기 때문에 북한 근해에 물고기가 없어지면서 먼바다까지 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내부에 확인해보고, 실제로 청진의 수산 기업소에서 일했던 사람을 인터뷰하면서, 이것은 오징어(북한 명: 낙지)를 잡는 소형 목선이 대부분이고, 100% 가까이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 (RFA PHOTO/노정민)

또 많은 보도도 있었지만, 북한 동해에서는 여름인 6~7월부터 10월까지가 오징어잡이 계절입니다. 북한에서는 오징어가 돈벌이가 됩니다. 이와 관련된 일을 해 먹고사는 사람도 많고요. 직접 바다에 나가는 것뿐 아니라 오징어를 말리는 사람, 중국에 수출하는 무역업자 등 여러 가지 업종에서 이 계절에 집중해 돈벌이하는 사람과 단체가 매우 많습니다. 애초 많은 사람이 어업에 종사해왔는데, 특별히 지난해부터 표류 어선이 많아진 것은 북한 수역에서도 오징어잡이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해류의 변화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오징어를 많이 잡을 수 있는 일본 해역까지 가자는 분위기 탓에 무리하게 먼바다까지 나갔다가 배도 작고, 날씨 예보도 잘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 표류하는 사고가 많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 북한 목선의 배경에는 '일확천금을 노린 수산기지(수산사업소)'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산기지는 계속 생겨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수산기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시마루 지로] 원래 북한의 수산업은 국영 기업과 협동 조합식 기업소였습니다. 이것은 다른 일반 공업과 마찬가지로 1990년대에 거의 다 망했습니다. 그런데 배급도 없고, 임금도 없는 상황에서 먹고 살아야 하니까 현금 수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어업에 많이 참가하게 됐어요. 그 배경에는 군대가 있습니다. 군대가 90년대 들어 거의 물자 공급이 중단되면서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지시가 중앙에서 내려왔습니다. 군대 안에서 소비하는 여러 물자와 식량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형편이 됐습니다.

원래 군 물자를 담당하는 ‘후방공급소’라는 조직이 자체적으로 돈벌이를 위해 일부가 수산업에 진출했습니다. 군인이 직접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외주를 준 거죠. 외부에 위탁하는 겁니다. 여기에 일반 기업소와 개인이 참여하게 됐는데, 그러다 보니 자금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돈벌이가 잘 된다면 투자해보겠다는 돈주들이 2000년대 들어 수산업에 많이 진출했죠. 이런 배경이 있는 겁니다.

바다에 나간다는 것은 하나의 이권이고, 북한 땅을 떠나 외국에 갈 수 있다는 점, 군사적인 문제 등도 있기 때문에 어느 기관의 간판이 필요합니다. 공식적인 어업이라는 허가증이 필요한 거죠. 이 때문에 군대 산하의 기업소라는 간판을 돈 있는 사람들이 간판료를 내면서 샀습니다. 이 간판이 있으면 개인도 어업에 진출할 수 있으니까 2000년대 후반부터는 엄청난 사람들이 수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또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물고기를 잡으면 잡을수록 중국에 내다 팔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수산업의 규모가 계속 커진 거죠. 그중에서도 동해의 오징어는 돈벌이가 아주 잘 되는 품목이어서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된 겁니다.

- 대표님은 북한 목선을 바라보실 때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 안전장치 하나 없는 목선에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 북한 주민일까요? 이를 방치하는 북한 정권일까요?

[이시마루 지로] 돈벌이가 되니까 무리하게 바다에 나가는 것 자체도 큰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북한 내부에서 일반 서민이 어느 정도의 현금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이 많지 않습니다. 오징어잡이는 보름 정도 바다에서 조업을 하면, 많게는 중국 돈으로 2천 원에서 3천 원 정도의 개인 분배가 있습니다. 현금 수입이 가능한거죠. 그래서 한 계절 (6~10월까지) 열심히 오징어잡이를 하면 몇 년 분의 식량을 구매할 수 있는 큰돈을 만질 수 있습니다. 북한도 시장 경제가 많이 발전했지만, 한 번에 100~200달러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한 번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목격하니까, 사고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무리해서 나가는 측면이 있어요.

또 북한 동해의 오징어잡이를 보면 북한 기업소가 철선을 보내 조직적으로 일반 국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징어를 잡기도 합니다. 오징어잡이에 개인도 진출할 수 있고, 국가에서도 중국에 수출하면 돈벌이가 되니까 많이 허용한 거죠. 이것은 제도적인 제한도 있는 데다 안전교육은 잘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오징어잡이 자체가 매우 위험하고 모험적인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대표님은 북한 목선을 인권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어떤 점을 지적하십니까 ? 또 몇 달 뒤면 올해 첫 오징어잡이 철이 돌아오는데, 표류하는 북한 목선 문제를 해결하 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이시마루 지로] 기본적으로 북한의 시장경제가 약육강식 형태인데 다 사람들이 잘 먹고 살고 싶지 않습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나가고 싶으면 나가는 건데, 아무런 보상도, 보장도, 제도도 없는 상황에서 나갈 수밖에 없어요. 지금 북한의 경제 체제에서 이를 방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지금 경제 상황을 보면 내년에는 많이 줄어들 것이란 게 저의 예측이에요. 사람들이 무리하게 나가는 이유가 돈벌이가 된다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오징어를 잡아도 (대북제재 때문에) 중국에 수출하지 못해 돈벌이가 잘 안 됩니다. 그러면 배를 타고 먼바다까지 무리하게 나갈 사람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 같습니다. 경제제재가 완화되면 다시 많아질 수 있지만,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지속하는 한 오징어잡이에 나서는 배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끝으로 표류하는 북한 목선이 일본에서도 골칫거리인가요 ?

[이시마루 지로] 몇 년 전부터 표류하는 북한 어선이 오고 그 안에서 시체도 발견되니까, 이전에는 표류 어선에 대해 사람들의 동정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경계심을 갖게 됐습니다. 많이 오는 데다 작년 11월에는 훗카이도의 무인섬에 허락 없이 도착해 절도사건까지 일으켰습니다. 또 일본의 오징어잡이 배들도 북한 배의 조업 때문에 어획량이 줄어드는 손해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도 생기면서 이전에는 같은 어민들끼리 협력도 했는데, 이런 모습도 사라져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