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지난 8월 말에 폭우로 발생한 함경북도 수해 지역의 복구 과정에서 일반 살림집보다 경비 초소를 먼저 재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함경북도 무산군, 수해 지역의 사진을 살펴보면 두만강 앞에 하얀색의 경비 초소가 새로 지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지난 10월 30일, 중국 측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이는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수해 직후 북한 당국의 긴급 복구 대상은 일반 주택이나 기간 시설이 아닌 경비 초소였다고 '아시아프레스'는 전했습니다.
수해 당시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은 함경북도와 양강도 일대를 강타해 국경경비대의 초소와 철조망을 모두 쓸어갔고,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의 국경통제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또 국경경비대의 잠복초소와 철조망 등이 사라지면서 북한 주민이 강을 건너 탈북하기가 쉬울 것이란 관측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은 주민의 탈북 방지를 위해 경비초소를 가장 먼저 재건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시아프레스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수해 지역의 북한 주민은 새로 지은 아파트로 입주가 허락됐지만, 북한 당국이 외관만 지었을 뿐 내부 공사의 부담을 주민에게 떠맡기면서 여전히 창고 같은 곳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지 취해 협력자에 따르면 무산군 당 위원회나 함경북도 도당위원회 등에서도 내부 공사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깜깜무소식입니다.
실제로 '아시아프레스'가 촬영한 사진에도 수해로 토사가 뒤덮인 강기슭에 천막들이 설치돼 있으며 홍수 피해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임시 거처에 머무는 주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새로 지은 아파트도 엉성하고 칙칙해 보이는 데다 수해로 모든 것을 잃은 북한 주민이 스스로 내부 공사를 해 입주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이마저도 힘과 돈이 있는 사람은 뇌물과 인맥을 동원해 2, 3층에 입주하고 그렇지 못한 일반 주민은 맨 아래층이나 꼭대기 층에 배정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