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확기를 마친 북한 북부지방의 농사 작황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부 국경지방을 지키는 군대의 식량 사정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11월 초 파악한 국경경비대 병사들의 식량 사정에 따르면 한 끼 식단은 강냉이밥과 무, 염장, 시래깃국이 전부였으며 강냉이밥은 한 끼 당 150g에 불과했습니다. 또 식용유 공급이 거의 없어 병사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며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들도 여전하고 심지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시장을 배회하는 병사도 있다고 '아시아프레스'는 전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군대의 식량 사정은) 많이 개선된 것은 없다고 합니다. 워낙 군대와 군인의 숫자가 많으니까 올해도 군대가 계속 굶고, 영양실조를 겪는 병사가 많이 보인다고 합니다. 국경경비대는 다른 지역의 공설부대나 남쪽 최전선 부대보다는 조건이 좋은 병사들인데요, 국경경비대의 대우를 보면 올해도 많은 병사가 고생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국경경비대는 임무의 중요도에 따라 공급의 우선순위가 높고, 중국과 밀수, 월경의 대가로 뇌물을 챙길 수 있어 다른 부대와 비교해 대우가 나은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대우가 좋은 국경경비대의 식량 사정을 고려하면 숫자도 많고 일반 주민과 접촉할 기회가 적은 건설부대, 또는 인가가 드문 남쪽 최전선 부대의 병사들은 더 심각한 영양부족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가을철 수확이 끝난 시기에도 여전히 군부대의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북한 농민 사이에서는 올해도 계획에 없던 별도의 군량미를 부담하게 될 거라는 불안감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농사 작황이 비교적 양호하고 북한 당국이 분조관리제의 약속 이행에 의지를 나타내며 농민들의 의욕도 많이 좋아졌지만, 올해도 별도의 군량미를 낼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 당국이 농민에게 수확량의 30%만 국가에 내고 나머지는 농민의 몫이라고 선전했지만, 올해 1월 들어 '군량미와 애국미' 명목으로 개인당 30kg을 할당해 농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컸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올해 수확한 쌀은 탈곡이 끝나지 않아 아직 군량미를 내라는 지시는 내려오지 않았지만, 북한 주민은 '혹시나 또 군량미를 거두지 않을까?'라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