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는 최근 오징어잡이에 나선 선박이 많았습니다. 북한에서는 낙지라고 하죠. 요즘 오징어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잡은 오징어는 북한 수산물에 대한 대북제재에도 중국에 밀수된다고 합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북한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한 유엔 대북제재(제2371호) 국면에도 북한산 오징어(북한 표현: 낙지)에 대한 중국 밀수가 여전히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최근 접촉한 양강도의 취재협력자는 "유엔의 대북제재로 중국의 무역회사가 오징어를 받지 않지만, 올해 오징어값이 많이 올랐고 특히 오징어는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데다 가벼워 밀수하기에 좋다"면서 "내년 중국의 음력설 수요에 맞춰 오징어를 밀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10~11월, 오징어잡이 철을 맞아 북한 내 신흥부유층이 세운 '수산기지' 선박을 중심으로 오징어잡이에 나섰으며, 오징어가 부족한 탓에 과거 1kg에 30위안 하던 오징어값이 12월 현재 1kg에 40위안까지 올라 돈벌이가 된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오징어는 주로 중국에 수출해서 돈벌이를 했는데 요즘 무역회사들이 오징어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경제제재 때문에 공식 수출이 안 되니까 그렇죠. (그래도 오징어잡이는) 국내시장에서 판매하고 밀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징어는 냉동이 필요 없고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데다 무겁지 않으니까 국경이 강화됐어도 밀수하기가 비교적 쉬운 물건들입니다.
또 취재협력자는 돈벌이를 위해 잡은 오징어를 북한 내에서 소비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중국에 밀수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유엔 대북제재에도 북한 수산물의 중국 밀수가 여전히 이뤄지는 정황은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지난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변경도시의 시장에 북한산 수산물과 식품 등이 수북이 쌓여있다"라고 말했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9월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북한산 수산물이 매일 수 톤씩 수입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한국의 인터넷 대북 매체인 '데일리NK'도 지난 11월,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공해상에서 수산물 밀거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오징어잡이는 매년 6~7월과 10~11월 두 차례로, 가공한 오징어는 중국에 수출하거나 북한 내 부유층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시마루 대표는 최근 일본 해안으로 표류한 북한 선박 대부분이 오징어잡이 철을 맞아 돈벌이 기회를 노리고 바다에 뛰어든 '수산기지'의 어선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군부대가 직접 수산 사업에 나서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신흥부유층이 군대 명의를 빌려 '수산기지'를 설립하고 일반인을 고용해 어업 활동을 하고 있으며 열악한 선박 상태와 바다에 대한 부족한 지식 등으로 표류하는 선박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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