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코로나19사태로 등교도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꼬마과제(학생대상국가수납)를 강요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학교나 초급중학생이 감당하기에는 과도한 과제 압박에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교육관련 간부 소식통은 26일 “지난해부터 청진시의 여러 학교들은 코로나감염증 예방 목적으로 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통제하면서 학교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면서“교육당국에서는 등교수업대신 원격수업이라는 것을 도입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집에 컴퓨터가 없는데다 인터네트(북한내부용 인트라넷)도 소통이 원활치 않아 학생들은 집에서 숙제를 하는 것으로 수업을 대신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코로나 전염병으로 청소년들이 장기간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자 이 같은 상황을 전혀 예상치 못한 주민들이 생계활동에 커다란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그런데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해마다 교육당국이 학생들에게 부과하던 과제물을 올해도 어김없이 강제 할당하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꼬마 과제(학생들이 바쳐야 할 물품)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힘이 들더라도 공화국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주장”이라면서 “그러나 코로나가 터진 이후 1년 넘게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은 학교 문을 닫고 수업도 안 하면서 교육당국이 꼬마과제를 강요하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며칠 전 초급중학생(중학생) 자녀를 둔 청진시 신암구역의 한 주민이 자신의 아이가 학교로부터 꼬마 과제로 토끼가죽 3매를 바치라는 독촉을 받고 있는 데 분개해 곧바로 담임 교원의 집을 찾아가 항의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학교 측에 확인한 결과 해당 주민은 코로나 때문에 수업도 안 하면서 장기간 문을 닫은 학교가 학생들을 상대로 지나친 과제물을 요구한 데 대해 화가나 우발적으로 행동한 것이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학교에서 제시하는 꼬마과제 중에서도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토끼가죽을 바치라는 것이다”라면서 “집에서 가축을 키워서 가죽 마련이 가능한 농촌지역과 달리 도시의 학생들은 장마당에서 등급별로 2천원에서 1만원까지 판매하는 토끼가죽을 사서 학교에 바쳐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 강계의 한 주민 소식통은“작년에 코로나비루스 감염증 때문에 학교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고 하더니 오늘 현재까지도 등교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너무 오랜 동안 수업을 듣지 못해 학부모들은 걱정이 매우 큰데 당국에서는 학생들을 등교시켜 공부시킬 생각은 안 하고 엉뚱하게 어린 학생들이 감당하기에는 과도한 과제를 주고 빨리 바칠 것을 재촉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고급중학교 2학년생인 아들이 졸업을 1년 앞두고 있지만 생활 총화 날을 제외하고는 학교에 가지 않고 있어 학력이 많이 뒤처져 있다”면서 “코로나 방지를 위해 등교를 시키지 않으면서도 4.25(조선인민군 창립절)에 필요한 꼬마과제를 총화하기 위한 학교생활총화는 빠짐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소학교와 초급중학교 학생들은 1인당 토끼가죽 3매를, 고급중학교 학생들은 인민군대 지원으로 파지나 파고철, 파동(구리)이나 파고무를 수매소에 갖다주고 수매증과 돈을 바쳐야 하는데 학생 1인당 할당 금액은 우리 돈 1만원”이라면서 “등교도 하지 못해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과제물 납부를 독촉받고 있으니 개탄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교육당국은 집안사정이 어려워 꼬마과제를 미처 수행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생활총화 무대에 세워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한다”면서“학교당국이 코로나로 인한 수업 공백을 메꾸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면서 과제물을 압박했더라면 우리(학부모들)가 이토록 분개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북한의 대학교를 제외한 소학교와 중학교들은 작년(2020년) 1월말에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한지 두 달만인 3월말 코로나방역을 이유로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중단한 이후 지금까지 개학과 방학을 되풀이 하면서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학생들이 집에서 숙제하는 것으로 수업을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