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협동농장들이 보유하고 있는 영농기계들이 노후화로 인해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올해 농업생산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농업간부 소식통은 24일 “요즘 함경북도 내 여러 농장들이 아직도 파종을 하지 못해 생산계획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파종을 위해 밭갈이를 하려면 뜨락또르 같은 농기계에 의존해야 하는데 농기계 부족으로 부림소(일소)와 인력으로 밭갈이를 하는 농장들이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청암구역 부거농장의 경우, 밭을 갈지 못해 파종에 차질을 빚자 작업반장들이 농장관리위원회를 찾아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농장관리위원회에서는 매 작업반마다 2대씩 보유하고 있는 뜨락또르를 이용해 스스로 밭갈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부거농장 같은 소규모 농장들은 각 작업반마다 1~2대의 뜨락또르를 보유하고 있긴 하다”면서 “하지만 두 대의 뜨락또르가 오래 전 70년대에 생산된 노후 뜨락또르라서 고장이 잦고 부품이 없어 수리가 어려운데다 움직인다 해도 연유를 너무 많이 소비한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부거 농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뜨락또르는 두 대 중 한 대가 1970년대 당시 소련에서 생산한 오래된 기계로 부식과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면서 “전체 뜨락또르의 절반이상이 고장으로 세워져 있지만 부품 부족에다 연유 소비량이 너무 높아 수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창고에 고물처럼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농장관리위원회에서는 농기계가 고장 날 경우, 수리비용과 부품교체비용을 해당 작업반에서 책임지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면서 “농장원들이 수리비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에 돌아가는 알곡량에서 일정 부분을 농장관리위원회에 바쳐야 하는데 누가 고물 농기계를 고치기 위해 힘들게 일하고 받는 알곡을 내고 싶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농업관련 소식통은 23일 “요즘 양강도 내 농장들에서는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알곡생산 목표를 관철하기 위한 농업혁신이 연일 강조되고 있다”면서 “당이 제시한 알곡 고지를 무조건 점령하므로써 인민들의 식량 공급을 정상적으로 보장할 데 대한 최고 존엄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농장들마다 경쟁도표(실적을 나타내는 경쟁 그림표)도 내 걸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의 대표 농장 중 하나인 대홍단군 신덕 협동농장은 겨울 내 모아 둔 퇴비 삼포를 마친 후 밭갈이 전투가 한창”이라면서 “신덕농장에서 일부 밭갈이를 제때에 마친 우수 작업반은 과제를 달성하지 못한 작업반들을 순차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덕 협동농장은 지난 2003년 초반 최고존엄(김정일)이 현지시찰을 하면서 ‘교시농장’으로 지정되어 70년대 생산된 구형 뜨락또르외에도 신형 천리마 뜨락또르와 벨라즈(벨라루스산 트랙터), 하떼즈(러시아산 신형 트랙터), 꼰바인(밀, 보리, 콩 수확기)등 여러 종류의 외국산 영농기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지시찰을 받지 못한 삼소농장, 6곡 농장 같은 경우, 40-50년된 낡은 뜨락또르만 보유하고 있어 부품도 구하기 어렵고 기름을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총체적 난관에 부딪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최근 농민들 속에서 중국에서 연유가 절감되고 기능이 강화된 신식 영농기계들이 조달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희망을 걸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형 뜨락또르들이 도입된다고 해도 소위 ‘교시농장(김정일, 김정은이 방문한 농장) 위주로 공급될 것이기때문에 영농기계가 절실히 필요한 소규모 농장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 하면 더 했지 나아질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