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식량 값 급등에 시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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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평양의 식량 값이 요즘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사태의 와중에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평양의 식량 값 급등에 시민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4일 “요즘 들어 평양에서 입쌀(백미)은 물론, 강냉이 가격까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면서 “시민들은 코로나사태 이후 최고가를 찍고 있는 식량 가격에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해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의 모든 장마당에서 지난달까지만 해도 우리 돈 5천원 안팎이던 입쌀 한 키로 가격이 요즘7천원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시민들은 불과 일주일 남짓 사이에 2천원 가까이 폭등한 식량 값이 얼마까지 올라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사태이후 국경이 전면 봉쇄되고 외부에서 들어오던 식량통로가 차단된 후에도 식량 가격이 이렇게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처음 보았다”면서 “아무리 평양시민들의 형편이 다른 지방보다 낫다고 하지만 일반시민이 한 키로에 7천원짜리 쌀을 사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하루하루가 두렵다”며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재 조선의 물가폭등 현상은 평양시뿐 아니라 지방도시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이 같은 오름세가 계속된다면 머지 않아 평양시 쌀 가격이 한 키로당 만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최근 며칠 간 평양의 식량 가격이 역대 최고가로 오르면서 곳곳에서 주민들의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면서 “평양의 식량 가격은 현재 흰쌀은 kg당 우리돈 7천원, kg당 2800원 정도 하던 강냉이 가격은 4천원으로 20여년 평양에서 살고 있지만 이런 식량 가격은 처음 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 이후 식량, 남새, 공산품 등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입쌀과 강냉이 가격이 이달 들어서면서 다른 물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면서 “일부시민들은 당중앙(김정은)이 말하는 고난의 행군이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며 평양이 이 정도라면 지방은 어떻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쌀값이 급등하자 시민들은 같은 돈으로 조금이라도 더 수량을 불릴 수 있는 강냉이 판매대에 몰리고 있다”면서 “그래도 간간히 쌀밥을 먹을 수 있었던 평양시민들이 요즘은 강냉이밥이나 강냉이 국수로 끼니를 에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동안 혁명의 수도, 조선의 지상낙원이라고 자부해오던 평양시가 요즘 역대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면서 “평양의 식량난을 진정시키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시급한 이때에 위(당중앙)에서는 고난의 행군을 운운하며 인내와 희생정신만을 강요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주민들은 쌀이 외부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북한 내에서 잘 유통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이유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