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지역서 화교 아사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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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의 청진, 원산 등지에서 화교들이 생활고로 아사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해 지역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화교들의 귀국을 허가했지만 몇몇 화교들은 코로나사태 이후 가진 돈이 바닥나 귀국비용조차 마련하지 못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내부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원도 원산시의 한 화교소식통은 15일 “최근 원산시에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굶주리는 가운데 아사자까지 발생해 주민들이 술렁거리고 있다”면서 “그런데 아사자들 중에 코로나 사태이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화교가 두 명이나 포함되어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산시는 항구를 통한 관광개발의 주요 거점으로 선정된 이후 일반 지역에 비해 평균적으로 생활 수준이 안정적인 편이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주민들이 굶어 죽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원산시는 생활고로 굶어죽는 문제에서는 늘 예외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19의 여파로 올 초부터 원산시도 기존과 달리 굶어 죽는 주민들이 발생했다”면서 “그런데 굶어 죽은 사람들 중에 화교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화교가 굶어 죽다니 조선의 경제위기가 갈 때까지 간 것 아니냐’는 한탄이 이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원산시에 거주하다 지난 6월에 아사한 것으로 밝혀 진 한 화교는 가족 중 혼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올 4월에 (중국으로) 귀국신청을 해 7월 중순에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한 달을 앞두고 굶주림을 버티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통화녹음 : ‘원산에 화교, 중국사람까지 굶어죽었다는데 뭐, 가족이 한 명 굶어죽었대. 그때 들어왔는데요, 빨리 조선(북한)에서 (중국으로) 들어가게 해야지 들어가지 못들어가지.

원산에서 죽은건 언제 죽었대요? 6월달에..’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에서는 지난 1월부터 신청자에 한해 귀국을 허가했는데 신청비용은 인민폐로 170위안이며 추가로 귀국 후 자가격리 동안 머물 호텔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면서 “현재까지도 일부 화교들은 코로나 사태로 빈털터리가 된 채 이 비용조차 없어 속수무책으로 코로나봉쇄가 해제되기만을 기다리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화교소식통은 15일 “청진시에는 상당수의 화교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있는데 화교들은 중국 내 친인척들의 도움으로 중국 상품을 들여다 팔아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해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면서 “그러나 뜻하지 않은 코로나 전염병 발생으로 무역을 못하게 되자 주민들 중에서도 극빈자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를 비롯한 함경북도 여러 지역에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총 다섯 차례 화교들의 귀국신청을 받았으며 실제로 수많은 화교들이 수속을 밟고 중국으로 떠났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청진시의 경우 일부 화교들은 수속 비용(귀국신청비)과 2주간의 자가격리 시 지불해야 할 호텔비용이 없다며 귀국신청을 포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5월말 청진시 청암구역에 살던 한 화교가 생활고를 겪다가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퍼져 한동안 떠들썩했었다”면서 “해당 화교는 귀국에 필요한 비용이 없어 신청을 계속 미루어왔으며, 중국에 도움을 받을 만한 친척이나 가족이 없어 코로나 사태이후 매우 어렵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화교들은 합법적으로 여러 번 중국에 드나들 수 있어 중국 물건 장사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선망의 대상이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화교들마저 굶어 죽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부 주민들은 ‘조선의 경제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나’라며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박정연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