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폭우로 인한 비상대피 대기령이 내려진 가운데 시 전역에 전기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작년의 큰물피해를 떠올리며 불안에 떨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3일 “오늘 새벽 북조선 신의주시에 있는 지인과 문자통보문을 통해 연락이 닿았다”면서 “지인은 현재 신의주시 전체가 폭우로 인한 물난리를 겪고 있으며 비가 더 내릴 경우에 대비해 비상대피 대기령이 내려져 주민들이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시는 어제(2일) 밤부터 내린 폭우로 곳곳에서 큰물이 지는 사태가 발생했고 압록강 수위도 높아진 상태”라면서 “이에 북조선 당국은 평안북도 도당을 통해 오늘 오후 신의주시 전체에 비상대피 대기령을 발령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의주 시내 각 인민반들은 주민들을 비상소집 한 후 고동(싸이렌)이 울리면 즉시 주변 산이나 고지대로 피하라는 비상대피 대기령을 하달했다”면서 “갑작스런 물 난리에 당황한 주민들은 당국의 비상대피령이 발령될 경우, 어디로 어떻게 피신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신의주시는 현재 집중호우로 인해 시내 곳곳이 물에 잠겨 3일 오후부터 시내 전역에 전기공급을 차단한 상태”라면서 “비상대피 대기령으로 불안해 진 주민들은 ‘물난리가 나는데 국가에서 마련한 가장 안전한 대피소가 고작 산으로 올라가라는 것이냐’며 당국의 안이한 재난 대처방식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신의주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현재 신의주시는 어제(2일) 아침 9시부터 다섯 시간 동안 내린 폭우로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기고 도로가 끊기는 등 물난리를 겪고 있다”면서 “사실 어제 하루 내린 비의 량은 폭우라고 하기에 그리 많지 않은 강우량이지만 배수시설이 안 돼있어 하천이 범람하고 집들이 물에 잠기는 등 물난리가 났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앞으로 더 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시당국에서는 각 인민반을 통해 유사시 즉시 대피하라는 비상대기령을 발령한 상태”라면서 “신의주시 전역에 호우가 내렸지만 특히 룡천지구나 백마지역은 지대가 낮아 물에 잠긴 곳이 많고 압록강물도 불어 하천이 범람하는 등 하루 폭우로는 심각한 수준의 물난리를 겪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낮 각 인민반들에서는 도당의 지시에 따라 주민들을 모아놓고 고동(싸이렌)이 울리면 즉시 산으로 피하라’는 비상대피 대기령을 전달했다”면서 “갑작스런 폭우와 물난리에 놀란 주민들은 ‘물난리가 나는데 언제 산으로 대피할 시간이 있겠느냐’며 당국의 터무니 없는 대책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재 신의주시에는 2일 하루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비는 일단 멈춘 상태이지만 며칠 안에 더 큰 폭우가 닥칠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주민들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폭우가 내리는 동안 간신히 산으로 대피한다고 해도 산에서 무얼 먹고 살아남으라는 말이냐’며 당국의 무책임한 자연재해 대책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