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지난 7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정치사상교양사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의 주민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소년들에 대한 당 정책 및 혁명전통 교양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참석한 주민들의 반응은 매우 냉랭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교육분야 소식통은 17일 “요즘 도내 전 지역에서 학생들의 정치사상교양사업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면서 “지난 7월 중순 중앙의 지시에 따라 실시된 지역별 주민강연회에서 학생들의 사상교양 문제가 사회교육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7월 중순 청진시 신암구역에서 열린 주민 강연회에서는 50분간 학생 사상교양사업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면서 “강사는 학생들의 정치사상교양이 사회주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밝히는 것으로 강연회를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날 강연을 맡은 강연자는 학생들의 과학기술 교육과 체육교육은 정치사상 교양의 튼실한 기초위에서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면서 “또 정치사상 교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을 당과 최고 존엄에 대한 충성심과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강연회에서는 학생들을 주체사상으로 무장시키기 위해서는 당정책 교양과 혁명전통 교양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면서 “학생들에게 당의 노선과 정책을 체계적으로, 전면적으로 가르쳐 모든 학생들이 당정책의 본질과 그 정당성을 똑똑히 깨닫고 당 정책을 확고부동한 신념으로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이 주민 회의를 소집하고 청소년들의 혁명역사교양과 정치사상교양을 강화할 데 대한 중앙의 교육 방침을 전달했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은 아주 싸늘했다”면서 “일부 참가자들은 ‘내가 지금껏 당정책과 혁명전통 교양에 속아 살아 온 것도 분통터지는 일인데 내 아이들에까지 거짓 교육을 시키라는 말이냐’며 당국의 청소년교육방침에 날 선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18일 “전국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치사상교양사업이 강조되는 가운데 무산군에서도 학생들을 혁명과 건설의 참다운 주인으로, 자주적이며 창조적인 혁명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사상교양사업의 중요성이 주민 강연회를 통해 전파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7월 중순을 기점으로 무산군의 각 지역에서는 강연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모든 청소년 학생들을 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시키고 당을 견결히 옹호보위하며 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당의 노선과 정책을 무조건 관철하는 충직한 혁명 전사가 되도록 이끌 것을 주문했다”면서 “그러나 이런 강연을 듣는 주민들의 반응은 냉랭했으며 일부 주민들은 고개를 숙인 채 학습자(강연자)를 쳐다보지도 않는 등 강연 내용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강연회에서는 또 학생들에게 공산주의 위업의 정당성과 승리의 필연성, 공산주의 앞날의 휘황한 전망을 똑똑히 알려주어 그들이 공산주의의 승리를 굳게 믿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투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그러나 일부 참가자들은 요즘 하루하루 살기가 막막하고 불안한데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공산주의의 승리를 확신시키라는 말이냐며 당국의 현실과 동떨어진 사상교양정책을 비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최근 위(중앙)에서는 주민들에게 청소년 학생들을 장차 당의 위업을 온몸으로 떠 받들 수 있는 열혈 충신, 영웅 청년으로 키우라고 계속 강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청소년자녀를 둔 주민들 속에서는 ‘어떤 부모가 지금 같은 사느냐 죽느냐의 위기 속에서 자식에게 당과 최고지도자를 떠 받드는 열혈 충신이 되라고 강요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