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소년 과학기술교육 강조…실천방안은 없어

북한이 지난 7월 중순 전국의 교육부문에 배포한 청소년 과학기술교육을 강조하는 방침의 일부.
북한이 지난 7월 중순 전국의 교육부문에 배포한 청소년 과학기술교육을 강조하는 방침의 일부. (RFA 자료사진)

0:00 / 0:00

앵커: 지난 7월 북한당국이 청소년 과학기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침을 전국 교육기관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소년 과학기술교육의 허황된 목표만 제시할 뿐,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교육분야 소식통은 20일 “요즘 양강도 내 모든 학교들에서는 과학기술교육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들을 모색하느라 분주하다”면서 “이는 지난달 중순 청소년들의 과학기술교육을 강화할 데 대한 중앙의 방침이 전국의 교육기관에 일제히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문에는 과학기술교육은 학생들에게 인류가 달성한 선진과학과 기술의 성과를 체득시키고 그 활용능력을 키워주는 중요한 교육이라며 너무도 뻔하고 식상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면서 “학교에서 받는 교육이 자연과 사회에 대한 다방면적인 지식이 되고 전문분야의 현대과학과 기술을 체득할 수 있는 튼튼한 기초라면서 누구나 다 알고있는 사실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어떻게 과학기술교육을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도 안의 여러 초, 중등 교육 기관들에서는 7월에 내려 진 중앙의 방침관철을 위해 수학이나 물리학, 화학, 생물학과 같은 기초과학 분야 교육을 증진시킬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들이 기본적인 과학실험기구나 실험실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통한 이론교육이나 겨우 실시할 수 있는 형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앙에서는 적들의 경제기술적 봉쇄를 짓부시고 자강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과학기술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교육분야의 최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면서 “일선의 교육부문 종사자들은 실질적인 과학기술 교육방법이 전무한 현실에서 무엇으로 과학기술을 가르치라는 말이냐며 헛된 구호만 외쳐대는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달 중앙에서 청소년들의 과학기술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는 지시문이 전국적으로 하달되었다”면서 “이에 신의주시의 모든 학교들에서도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세워 중앙교육기관에 보고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청소년 과학기술교육 강화라는 지시가 내려진 배경은 올해 초 8차 당 대회에서 과학기술이 국가경제발전의 핵심 전략이라는 결정문이 나오고 지난 2월 당 전원회의에서 최고존엄이 올해를 과학으로 들고 일어나는 해, 과학기술의 힘에 의거해 5개년계획 수행의 돌파를 열어젖히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학기술교육을 제대로 하자면 과학분야의 현실발전의 요구와 새로운 과학기술의 성과에 기초하여 끊임없이 보충하고 풍부히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데 있겠냐”면서 “중앙의 지시문은 모든 사람이 다 알고있는 사실을 장황하게 나열하고 있을 뿐 실제적인 과학기술교육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시문에서는 평양과학기술전당을 통해 수많은 과학기술자료들이 전국의 말단 교육부문까지 원활하게 보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앙 차원의 과학기술교육체계 구축을 자화자찬했다”면서 “그러나 지방의 대부분 학교들은 컴퓨터는 고사하고 변변한 과학실험기구나 설비가 없어 간단한 이론수업 외에 효과적인 과학기술 교육을 실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앙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보건 위기와 자연재해 등의 비상 상황 속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한 과학기술교육은 중단되는 일이 없이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에 일부 주민과 교육부문 종사자들은 먹고 살기 바쁘고 컴퓨터 같은 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첨단 과학기술교육이 가능한 소리냐며 당국의 비현실적인 방침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