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의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단속과 감시가 더욱 교묘해 진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 가족들이 외부의 가족과 계속 연계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보위원이나 보안원을 전화(송금)브로커로 위장시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사법관련 소식통은 5일 “요즘 여기(북한)에서는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사법당국의 단속과 감시가 더욱 치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혹독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탈북자 가족들이 위험을 무릎 쓰고 외부에 있는 가족과 연계해서 도움을 받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무자비한 처벌이 무서워 탈북자 가족들은 대부분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이나 남한에 있는 가족과의 연계(연락)를 끊고 지내왔다”면서 “혹독한 처벌이 두려워 외부 가족과의 연락을 끊고 있는 힘을 다해 버티던 탈북자 가족들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지자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란 심정으로 다시 외부가족과의 연계를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사법당국은 외부 가족과의 연계가 발각되는 즉시 정치범 수용소행을 각오하라는 내용을 각 인민반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민들에게 전파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외부 가족과 연계한 사실을 자진해서 털어놓으면 선처하겠다며 회유책도 함께 내놓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탈북자 가족들이 외부 가족과의 연계를 재개하고 전화브로커들이 늘어 나는 현상이 지속되자 사법 당국에서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보위원이나 보안원(경찰)들을 브로커로 위장시켜 탈북자 가족에 접촉하는 비열한 방법을 쓰고 있다”면서 “이처럼 사법당국의 교묘하고 비열한 행각이 알려지면서 탈북자 가족들은 새로운 얼굴의 브로커에게는 말도 건네지 않는 등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6일 “요즘 탈북자 가족에 대한 단속이 매우 치밀 해져 외부가 족과 연계하기가 아주 어렵다”면서 “최근에는 무산군 곳곳에서 보안원이나 보위원이 브로커로 위장한 후 탈북자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외부 가족과 연계시켜 줄 테니 자세한 정보를 달라고 유혹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산군에 거주하는 한 탈북자 가족은 지난 7월 말 중국에 있는 가족의 소식을 전해주러 온 브로커를 보안원으로 오인해 당국에 신고할 뻔 했다”면서 “그러나 그 브로커가 해당 가족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암호 같은 내용을 얘기해주면서 진짜 브로커임을 확인했고 브로커의 도움으로 중국의 가족과 연계가 되어 도움을 받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보위부, 보안부에서는 탈북자 가족들에게 외부의 연락을 받은 즉시 당국에 보고해야 하며, 보고하지 않을 경우 본인은 물론 나머지 가족들까지 정치범으로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외부와의 연계가 절실한 주민들은 가족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특정 용어나 숫자, 특별한 표현 등을 암호처럼 사용해 브로커와 접촉하는 방법으로 사법당국의 위장 브로커를 식별해 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사법당국이 이제는 탈북자 가족의 외부연계를 차단하기 위해 위장 브로커까지 동원해 탈북자 가족들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탈북자 가족을 정말 위협하는 것은 보위부의 감시망보다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악의 생활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