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자멸행위” 미사일 발사에 큰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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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의 성공적인 시험발사를 국가 안전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주민들 속에서는 이같은 미사일 도발이 오히려 국가의 안전을 위기로 이끄는 자멸적인 행위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14일 “어제 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는 소식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파되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백성들이 굶는 줄도 모르고 그 딴 짓을 한다’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 함경남도 주민 ] '(김정은이) 백성들 굶는 것도 모르고 그 딴 짓을 한다'(고 말해요.)

이 소식통은 “북조선 주민들 중에는 강냉이밥을 먹으면서 훈련하고 집에서 돈을 보내지 않으면 군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인민군대로 어떻게 전쟁을 하겠느냐며 당국의 미사일 개발이 무의미하다고 인식하는 이들이 대다수”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사일과 군대를 내세우며 우리 군대가 세계적으로 제일이라며 전쟁이 무섭지 않다던 김정일 시대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 함경남도 주민 ] 강냉이 밥 먹구서 어떻게 훈련하나? 포탄 들 힘도 없는데. (군대 간) 아들한테 돈 못 주면 도둑질해서라도 (살아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소식통은 이어 “국가에서는 이번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억척같이 보장하고 적대 세력의 반공화국 군사 준동을 강력하게 제압하는 또 하나의 효과적인 억제수단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주민들은 외부와의 대화창구는 봉쇄하고 미사일 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정권의 행위야말로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자멸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나선특별시의 한 주민 소식통도 이 날 “올해 초에 열린 8차 당 대회에서 남조선과 미국을 비난하며 국방력 강화를 천명하던 당국이 이번에 또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을 쏴 올렸다”면서 “미사일도발을 평화를 뒷받침하는 정당방위로 포장하는 당국의 선전에 일부에서는 ‘더 이상은 이해할 수 없다’는 날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미사일발사를 두고 주민들 속에서는 ‘정권이 위기에 처한 민생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자기 위신을 올리기 위해 한 것 같다’는 비난 여론도 나오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의 장기화와 수해 등으로 민생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 함경북도 주민 ] 미사일은 자기 위신을 올리기 위해서 한다는 것 같다는 사람도 있구요.

소식통은 그러면서 “물론 미사일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극소수의 일부 간부들은 이번 미사일발사 소식에 긍정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대다수의 주민들은 ‘조선의 미사일 도발 행위는 민생을 파괴하고 국가를 자멸의 길로 이끄는 자해행위’라고 말하며 강한 우려와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은 일부 젊은 인민군 병사들 중에는 이번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전쟁이 나면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 관영 노동신문도 지난 13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사업은 올해초 8차 당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중점 목표 달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박정우,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