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북 근로자들, 전력부족으로 큰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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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의 전력부족사태로 중국 변경 지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생활환경이 더욱 열악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전기를 돌려가며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중국 기업측이 북한노동자들의 숙소에는 전력을 공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박정연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길림성 훈춘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29일 “이달 24일부터 훈춘시의 일부 큰 공장들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공장 측에서는 이번 전기공급 중단조치가 수많은 노동자들이 밀집해 일하고 있는 큰 공장들이 코로나19감염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연료부족으로 화력발전소들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전력부족사태가 발생했고 특히 동북3성 (지린, 랴오닝, 헤이룽장)의 전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이번에 전력공급이 중단된 공장들 중에는 수백명의 북조선 노동자들이 일하는 의류제조 공장도 포함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장에 전력공급이 중단되자 사정을 잘 모르는 북조선 노동자들은 ‘오랜만에 쉴 수 있게 되었다’며 매우 반기는 분위기였다”면서 “그러나 중국인 사장들이 신속하게 발전기를 구입해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북조선 노동자들은 전보다 더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이게 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공장안에 있는 북조선 노동자들은 숙소에 전기가 끊기면서 조명도 없는 숙소에서 온수를 구할 길 없어 찬물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해야 하는 등 최악의 생활환경에 처해 있다”면서 “새벽 일찍 일어나 찬물로 몸을 씻고 공장으로 출근해야 하는 북조선 노동자들이 기본적인 생활환경은 만들어 달라며 공장 측에 호소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달라진 게 없어 같은 공장의 중국인 노동자들마저 ‘저(북조선노동자)들이 무슨 죄가 있냐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료녕성 단동시의 또 다른 조선족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주부터 단둥시의 일부 큰 공장들에 대한 전력공급이 일제히 중단되었다”면서 “전력공급을 중단한 것이 코로나 방역 때문이라고 발표되었지만 공장관계자들은 중국 전역에 전력 부족사태가 발생한 것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전력공급이 중단된 단동시의 한 축산가공공장에는 200여 명의 북조선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전력공급이 중단되었지만 공장이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구입해 전력을 자체 조달하면서 예전과 동일한 시간을 일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지만 북조선 노동자들의 생활 환경은열악하기 짝이 없다”면서 “북조선노동자들은 일은 일대로 하면서 전기가 끊긴 기숙사에서 찬물로 세면(세안)을 하며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다른 일도 아닌 축산물 가공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작업 후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생활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라면서 “작업현장에서 만난 북조선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6시간씩 축산물의 피와 분비물을 뒤집어 써가며 일하지만 퇴근 후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찬물이 나오는 좁은 기숙사 뿐’이라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수는 대략 1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석탄 수입과 생산 감소, 환경오염 방지노력, 수력과 풍력 활용 대체 에너지 생산감소로 인해 전국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