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 학생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빙상 호케이 경기를 직접 관전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은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현장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 청소년과 3국 출생 탈북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의 학생 35명이 미국과 슬로바키아의 남자 빙상호케이 경기를 직접 관전했습니다.
20일 강릉 하키센터를 방문한 우리들학교 학생들은 미국과 슬로바키아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환호했습니다.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나 중국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경험이라며 즐거운 감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6년 한국에 들어온 채수지 양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올림픽을 개최한 한국에 산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채수지 양: 한국에 온 것, 또 올림픽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제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중국에 있는 다른 친구들은 와 볼 기회조차 없는데 저는 이렇게 와서 보니까 저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 한국에 들어온 김현성 군도 "올림픽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단일팀 경기가 아니라 아쉽지만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들학교 학생들의 올림픽 경기 관전은 한국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산업은행은 학생들이 평창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남자 빙상호케이 순위 결정전 입장권, 교통편, 기념품 등을 제공했습니다.
윤동주 우리들학교 교장은 학생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윤동주 우리들학교 교장: 탈북자나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들은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핍박을 받기도 하고 도망을 다니기도 합니다. 자기 조국 때문에 움츠러드는 그런 생활을 했던 아이들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이제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세계 속 대한민국의 위상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여자 빙상호케이 남북 단일팀은 20일 스웨덴, 즉 스웨리예와 마지막 경기를 치렀습니다. 단일팀은 1득점을 올리며 선전했지만 아쉽게 패했습니다.
단일팀을 이끈 새러 머리 감독은 경기가 종료되자 눈물을 흘리며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머리 감독은 "짧은 시간 안에 북한 선수들을 가르쳐야 했다는 점이 힘들었다"면서도 "하지만 남북 선수들은 정치적 부담과 높은 관심 속에서도 하나로 뭉쳐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총 다섯 차례의 단일팀 경기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은 정수현, 김은향, 황충금, 진옥, 김향미 등 총 5명입니다. 이 가운데 김향미는 마지막 경기에 출전에 4분 44초동안 경기장을 누볐습니다.
평창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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