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1개 중대가 신형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격리조치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대 소속의 한 병사가 중국인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그 군인이 속한 중대 전원이 격리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세원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양강도의 군 관련 소식통은 31일 “지난 10일경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25여단 소속 1개 중대 전원이 신형코로나 방역을 위해 격리에 들어갔다”면서 “중대 소속 군인들은 총 60일간의 격리생활을 마친 후 코로나감염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만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군인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해당 중대의 주둔지역과 부대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격리 기간이 14일이 아니라 60일이나 되는 것은 외부접촉 금지 지시를 어긴 중대의 장기간 격리를 통해 다른 부대에도 경종을 울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식량 공급을 제대로 못 받는 군인들이 두 달 동안 외출을 못하면 배고픔으로 큰 고통을 받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6일 국경경비대 25여단의 한 군인이 평소 알고 지내던 주둔지역 주민의 요청으로 근무시간에 국경에서 중국인으로부터 돈을 넘겨 받아 주민에게 전달했다”면서 “그런데 이 주민이 해당지역 보위부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던 중 중국인에게서 돈을 받게 된 경위를 자백하면서 경비대군인이 중국인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군인은 지역 주민이 사는 집으로 가서 돈을 전달했는데 이를 목격하고 수상히 여긴 보위부원이 그 주민을 취조하면서 사건 경위가 밝혀진 것입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격리조치 된 중대가 수행하던 국경지역 경비근무는 25여단 소 속 기동타격대와 폭풍군단 군인들이 대체근무하고 있다”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격리조치된 경비대군인들은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여부 검사도 하지 않고 당국의 지시로 무작정 격리에 들어갔다”면서 “격리된 군인들은 중대병영 밖을 벗어 나지 못하고 갇혀지내는 신세가 되었는데 당국에서 식량공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배고픔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신형코로나 감염병 차단을 위해 여러 차례 중앙위 전원회의를 여는 등 비상방역태세를 강조하고 있는데도 이런 일이 생겨 당국에서는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격리조치가 해제되면 해당 군인과 중대지휘관은 무사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6일 국경경비 25여단 소속의 한 군인이 중국인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해당 중대 전원이 격리조치 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해당 중대원들은 병영안에서 한발짝도 나갈 수 없으며 격기기간은 8월10일부터 10월 10일까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와 비슷한 시기인 이달 초순에는 국경경비27여단 소속의 1개중대가 도주자(탈북자)의 재입국을 막지 못하고 국경경비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해산당하는 사건(25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이 있었는데 이번에 격리당한 25여단 소속 중대도 격리가 끝나는 즉시 해산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중국인과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경경비대 1개중대 전원을 강제 격리하면서도 그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진단 절차나 의료진 파견이 없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의약품과 의료시설은 전무하다”면서 “격리된 군인들 중에 실제 신형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그냥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의 에드윈 살바도르 평양사무소장은 지난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20일 현재 북한에서 총 2천767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북한 보건성의 통보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살바도르 평양사무소장은 다만 북한당국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던 개성 월북 탈북민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항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