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노동당창건75주년기념 열병식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부대에서 군인 한 명이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해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세원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8일 “지난 5일 당창건75주년 기념 열병식훈련에 참가한 한 군인이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해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지난 2월 올해 10월 10일 당창건기념일을 ‘승리자의 대축전장’으로 만들자는 당국의 주문이 있었던 만큼 열병식 참가자 중에 탈영병이 발생했다는 것은 군 당국의 크나큰 과오로 남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자신의 신변안전을 위해 탈영병의 열병종대소속과 실제군복무 부대명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탈영한 군인은 22살의 남성군인이며 강도 높은 대열훈련과 상급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훈련장을 이탈한 군인은 지난 5일 새벽시간을 이용해 평양시 외각에 위치한 미림비행장의 열병식 훈련소를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탈영한 군인은 탈영 전날 하루 훈련 총화에서 해당 종대 소속 부소대장으로부터 행과 열, 발높이를 잘 맞추지 못하고 훈련에서 게으름을 피운다는 이유로 심한 욕설과 벌칙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해당 군인은 상급의 혹독한 욕설과 벌칙에 앙심을 품고 탈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창건75주년 열병식의 성과적 보장을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의 고된 대열훈련에 훈련 중 쓰러지는 군인들도 속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당국은 고된 훈련으로 고통받는 군인들의 안전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보장을 위해 강도 높은 훈련에 군인들을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 땅에서는 일반 군인들이 나라(북한)의 공식행사를 기념하는 열병식에 참가한다는 것은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집안의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군인이 열병식 훈련에서 이탈한 것은 당국의 훈련요구에 따라서지 못하는 군인들은 당일 훈련과제를 끝까지 수행한 다음에야 취침할 수 있다는 당국의 강요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최근 당창건75주년 열병식 훈련에 참가한 한 군인이 혹독한 훈련과 상급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해 탈영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번 탈영병 발생으로 열병식참가자들의 숙영지와 미림비행장의 훈련지역에 대한 경비근무와 야간유동인원들에 대한 통제가 크게 강화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다른 나라뿐 아니라 우리 나라(북한)에서도 열병식은 군사력을 과시하는 국가적 행사이다”라면서 “때문에 이유를 불문하고 열병식 참가를 기피하는 것은 우리 군대에 대한 자부심과 위상을 부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탈영병이 체포되면 무거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창건75주년 열병식을 비롯해 당국이 주관하는 모든 국가적 행사 참가자들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의 척도가 비교적 높은 대상들로 선발되고 있다”면서 “당창건 75주년 행사가 끝나면 탈영한 군인은 말할 것도 없고 그가 속한 군부대지휘관들도 연대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민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국가적 행사인 열병식에 한번 참가하면 내장이 파열되는 것 같은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면서 “올해 당창건75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열병식에 참가하는 군인들도 행사가 끝나면 당분간 극심한 대열훈련 후유증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 탈북민은 “북한에서 열병식 훈련은 대부분 여름철에 진행된다”면서 “그러다보니 여름철 더위에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강도 훈련으로 인해 군인들은 정말 죽어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 달 31일 ‘38노스’는 북한이 다음 달 10일 당창건기념일을 앞두고 평양시 외곽의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공위성 사진 분석결과를 통해 공개 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