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추석명절 기간에 주민이동및 가족모임을 전면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주민들이 모여 당국을 비판하는 기회를 원천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세원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28일 “지난 23일 중앙에서 다가오는 추석명절 기간동안 이동 금지와 3인 이상 모이지 말 데 대한 지시를 도당위원회에 하달했다”면서 “이와 같은 중앙의 지시는 각 지방 도당위원회들에 동시에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지시에 따라 회령시당위원회에서는 추석명절에 모든 모임과 인원이동을 금지할 데 대한 지시를 시안의 공장기업소들과 인민반들에 포치했다”면서 “이번 중앙의 지시가 포치되면서 추석날이면 전통적으로 진행하던 씨름경기나 윳놀이 등 민속놀이를 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형코로나 발생 후 3인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거주지역을 벗어나지 말라는 당국의 지시가 있었지만 그동안 철저히 지켜지지는 않았다”면서 “추석명절 기간의 이동금지와 모임금지 지시는 신형코로나 방역때문으로 보이는데 조상묘에 벌초나 성묘를 하려면 가족을 대표해 가족 중 한 명만 갈 수 있으며 둘 이상이 모여 음식을 나누는 등의 행위는 금지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사태로 인한 이동금지령이 아직까지 유효한 상황에서 또 다시 이 같은 지시가 내려져 주민들은 황당해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앙에서 또 다시 이런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적발될 경우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24일 혜산시당위원회에서 시안의 공장 기업소들에 이번 추석에는 산에 가지 말고 집에서 조용히 차례제를 지낼 데 대한 지시가 전달됐다”면서 “때문에 이번 추석은 산에 안가고 가족끼리 집에서 차례제를 지내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은 이번에 내려진 지시가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거주(주거)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집안에 갇혀지내는 생활을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석만큼은 조상의 묘를 찾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는데 당국의 지시에 주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가을이 되었지만 농장세대들에서 절량세대가 발생할 만큼 우리(북한)나라 경제가 올해 들어 악화됐다”면서 “때문에 중앙의 이번 지시는 겉으로는 코로나비루스 방역을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내면에는 경제 악화로 생계가 어려워진 주민들이 모여서 불평하지 못하게 하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매해 그렇듯 추석명절이면 선산을 찾아 조상께 인사 드리고 바쁜 일상에서 안부조차 제대로 나누지 못했던 가족 친척들의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중앙의 지시로 조상께 성묘도 못하고 오랜만에 친지들의 얼굴도 볼 수 없게 되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는 신형코로나사태에다 태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로 조상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떠놓기도 어려운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추석에 산에 가지 말고 가족모임도 하지 말하는 당국의 지시를 은근히 반기는 주민들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명절에는 ‘국가적 명절’과 ‘민속명절’이 있습니다. 민속명절은 민족 전통으로 지켜오는 명절이며 음력설과 정월 대보름, 청명, 추석 명절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