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에 폭우 피해 이재민을 위해 세워진 새 살림집들이 부실공사로 인해 입주민들의 불편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도물도 안 나오고 부실한 온돌공사로 인해 입사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세원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황해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일 “지난 15일에 새집들이를 한 은파군 대청리 살림집 820여동 중 상당수의 주택에 수도공사와 온돌이 제대로 안돼 있다”면서 “새 집에 이사한 주민들이 겪는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8월28일 최고존엄이 태풍피해를 입은 은파군 대청리 일대를 현지 지도하고 현대식 새 집을 지을 것을 지시했지만 1호 행사를 진행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살림집들은 건설자재 부족과 성의없는 부실공사로 주민이 입사(입주)해 살기에 부적합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도도 안 들어오고 장판과 도배가 떨어지고 습기에 차 곰팡이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때문에 일부 입주자들은 습기에 들뜬 도배와 장판을 뜯어내고 습기 제거작업을 비롯한 재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또 다른 주택들에는 온돌에 골을 놓지 않고 미장을 해버려 불을 때면 연기가 아궁이 밖으로 그대로 나오고 있다”면서 “이처럼 새로 지은 살림집들의 부실공사로 인한 문제들은 최고존엄이 살림집 건설을 당창건기념일 전으로 끝내라는 지시에 군인건설자들이 속도전으로 몰아붙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은파군 대청리 새살림집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실공사 문제들은 당국이 체제선전과 내부결속에만 치우쳐 이재민의 생활보장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면서 “다른 태풍피해지역에 건설된 살림집들에서도 똑 같은 문제점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건설에 관여한 간부들의 책임문제가 대두될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황해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15일 새집들이를 한 은파군 대청리의 일부 주택들에서 벽체미장이 떨어지고 온돌을 놓지 않은채 바닥미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일련의 부실공사로 인해 새로 입주한 주민들이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대청리에 건설된 일부 살림집에서는 수도가 전혀 나오지 않아 먼 곳까지 가서 물을 길어다 먹는 세대들도 많다”면서 “그러나 당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부실공사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820여동의 살림집을 제 때에 완공해 피해주민들이 겨울이 오기 전에 입사할 수 있었으며 최고존엄(김정은)의 은혜에 감격하고 있다는 선전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2007년에도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에 현대적 문화주택들을 건설한다면서 많은 살림집들을 건설했었다”면서 “그 당시에도 1호행사(김정일 참석)지역은 정상적으로 건설하고 다른 지역의 살림집들은 겉만 그럴듯하게 만들어 놓았을 뿐 내부공사와 실내꾸리기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입사한 주민들이 몇 년간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대청리에 새로 건설된 살림집들도 13년전 사리원미곡협동장 살림집건설 당시와 하나도 다를바 없다”면서 “새집으로 이사했다는 기쁨은 순간일 뿐 부실한 내부 공사로 끊임없이 보수작업을 진행하며 살아가야 할 형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17일자 기사에서 “우리 당의 크나큰 사랑과 은정속에 피해복구된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마을 살림집 (주택) 입사모임이 15일에 진행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특별히 살핀 은파군 대청리가 불과 2개월 남짓한 기간에 820여동의 살림집을 완공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8월 큰물피해를 입은 이곳은 김정은이 두 차례나 현지지도를 한 곳입니다.
지난 8월 초 장마 기간 지속된 폭우로 은파군 대청리 지역에서 물길 제방이 터지면서 단층살림집 730여동과 논 600여정보가 침수되고 179동의 살림집이 무너지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또 8월 말 8호 태풍 '바비'가 강타한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는 사리원백화점 외벽이 뜯겨나갈 정도로 거센 강풍 피해가 있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