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밀수사건 발생해 혜산시 봉쇄령…양강도 주민 큰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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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이달 초 신형코로나 방역을 위해 양강도 혜산시 전역에 대해 20일간의 봉쇄령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봉쇄 전날 혜산시를 다녀간 타지역 주민들도 자택 격리명령을 내려 사실상 양강도 전체를 봉쇄한 것과 같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세원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5일 “지난 2일 양강도 도당위원회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1일 혜산시를 다녀간 주민들에 대한 지역별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이에 따라 1일 혜산시를 출입한 도안의 주민들은 자신의 집에서 20일간의 격리생활을 반드시 하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지난 3일 한국의 한 북한전문매체는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일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25여단 소속 보위지도원과 군인 한 명이 근무 중 밀수를 감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매체는 이어서 이번 밀수사건으로 인해 북한당국이 혜산시 전역에 대해 봉쇄령을 내려 주민들은 20일동안 집 밖으로 못나오고 직장출근도 못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 같은 보도내용을 거듭 확인해주면서 “당국에서는 지난 기간 신형코로나 방역을 위해 포고문을 배포하는 등 외국인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취해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북-중 국경연선에서 경비대 군인들이 밀수를 위해 중국인과 접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혜산 주민은 물론 당일 혜산시를 다녀간 주민들까지 자택격리를 시키라는 중앙의 긴급지시가 하달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양강도안의 각 군당위원회는 군안전부를 내세워 1일 혜산시를 다녀온 주민들과 접촉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라면서 “지난 2일 오후에는 안전원들이 관할지역을 순찰하면서 혜산시를 다녀온 대상과 그의 가족, 접촉자까지 조사 한 후 그들에게 20일동안 꼼짝 말고 집에 있으라는 명령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이 양강도의 돈주들과 물주들이 집결해 있는 혜산시를 봉쇄하는 바람에 양강도의 모든 장마당 유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양강도의 주요 장마당이 모여있는 혜산시가 봉쇄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양강도 전체가 봉쇄된 것이나 다름없으며 양강도 주민들은 앞으로 엄청난 고충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2일 풍서군 안전부에서 전 날 혜산시를 다녀온 주민들에게 자택에서 격리에 들어갈 것을 강요했다”면서 “1일 일어난 혜산시 밀수사건과는 어떤 연관도 없는 주민들이 사건 당일 혜산시를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20일간의 곤혹스런 격리생활을 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풍서군은 지리적으로 부데기(개인 뙈기밭농사)를 부지런히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지역인데 혜산시를 다녀온 일부 주민들은 20일간의 자택격리 때문에 외부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때문에 다 지어놓은 가을철 농산물 걷이도 못하고 집에 갇혀 있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은 올해 연초부터 신형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해 주민들의 이동을 극히 제한함으로서 주민들의 생계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면서 “당국의 이 같은 강경조치들은 경제정책 실패의 원인을 신형코로나사태 때문이라는 점을 주민들에게 인식시키려는 의도”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의 코로나상황을 종합한 ‘남-동아시아 지역 코로나19 주간 상황보고서' 를 지난달 30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10월 29일 기준 북한당국이 보고한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여전히 한 건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WHO는 또 북한 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총 1만 462명이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실시간 유전자증폭검사(RT-PCR)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판정이 나왔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