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도 ‘반미우표’ 발행 계획 없어...“미북대화 틀 유지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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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북한 우표 전문가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의 우표를 발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상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체육위원은 23일 서울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북한의 조선우표사가 배포한 2020년 우표 발행 계획서의 원본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우표 전문가로 알려진 이 위원은 특히 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미우표, 즉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우표 발행을 계획서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52년부터 반미우표를 발행해왔습니다.

특히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렸던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원색적인 문구와 그림이 담긴 반미우표를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미북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해외에 배포했던 반미우표를 회수했고 지난해에는 아예 반미우표 발행 계획을 생략했다는 설명입니다.

2020년 북한의 우표발행계획.
2020년 북한의 우표발행계획. (사진 - (주)태인 제공)

이 위원은 북한이 2년 연속으로 반미우표 발행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과 관련해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도 불구하고 미북 간 대화의 큰 틀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매년 우표를 통해 그 해의 노선과 방향을 제시해왔는데 올해 우표 발행 계획에서 반미우표를 제외한 것은 현 정세에서도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반미우표 발행은 이전의 대결구도로 복귀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인 만큼 북한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이 위원은 다만 북한이 올해 안에 반미우표 발행 계획을 추가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향후 미북관계가 더 악화되거나 북한이 대화에서 이탈하는 등 전략적 선택을 할 경우에는 반미우표가 갑자기 발행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이 위원은 만약 추가 발행이 이뤄진다면 오는 6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이어지는 북한의 ‘반미공동투쟁월간’ 시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표 추가 발행시 핵무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 그림이 담긴 우표나 반미 구호가 담긴 우표가 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