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북한당국의 주장과 달리 북한 보건성이 최근 코로나-19 의심환자와 사망자들에 대한 전국적인 통계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24일 ”이달 초 보건성의 주도로 코로나비루스 의심환자와 관련 증상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통계자료를 전국적으로 종합하여 중앙당에 보고하였다”면서 ”이번에 나온 통계조사를 보면 함경북도에서 코로나로 의심되는 환자와 사망자가 제일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역별 통계를 보면 함경북도의 경우, 코로나로 의심되는 환자수가 총 1만3000여명에 달하며 코로나의심증상으로 사망한 환자 수도 백 여명이 넘는다”면서 ”도 소재지인 청진시에서만 코로나로 의심환자로 진단을 받은 주민이 5천 400여명이고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주민이 10 여명에 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코로나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을 확진자가 아니라 ‘코로나 비루스 의심환자’라고 부르고 있으며 주민들도 확진자라는 말은 쓰지 않고 의심환자로 알고 있다”면서 ”병원에서는 코로나증세를 보이다 사망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단명을 급성폐렴으로 내리고 있어 사망자의 가족을 비롯한 주민들은 단순히 급성폐렴으로 인해 잘못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코로나로 확진된 환자가 한 명도 없다면서도 주민들의 이동을 전보다 더 강력히 제한하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비루스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면서 이동제한령을 어기고 타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강력한 처벌을 경고하고 있어 주민들은 생계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나선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24일 ”보건당국이 전국적인 규모에서 코로나비루스 의심환자를 조사해본 결과 나선시의 경우 코로나의심증세를 보이는 주민들이 6천여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코로나 증세로 앓다가 사망한 사람도 수십 명에 달하는데 병원이나 방역소(보건소)에서는 특별한 치료나 방역대책을 내놓지 않고 그저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소금물 소독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앙의 지시에 따라 방역당국과 행정 및 사법기관들은 지역 관내 주민들이 집체적으로 모이거나 가족 행사를 하지 말도록 강력히 단속하고 있으며 인민반 회의를 통해 주민들의 이동을 극력 제한할 데 대한 지시를 내리고 있다”면서 ”코로나 의심증세가 보이는 대상들은 지체없이 방역소나 병원을 찾아 보고하라고 하지만 보고하는 즉시 열악한 시설에 강제로 수용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증세를 숨기고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측은 해당 통계조사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25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1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달 11일 기준 북한 내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 내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전혀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에도, 지난해 말 양강도 혜산에서 40여 명의 코로나 의심 환자가 강제 격리되는 등 북한 내 코로나19 의심 사례는 지속적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