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북한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북제재, 자연재해 그리고 국제적 보건위기 등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대한 자발적 국가보고서(VNR)를 유엔에 제출한 북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김성 대사는 13일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서 북한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루는 데 가장 큰 장애가 되는 요소들로 대북제재, 자연재해 그리고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한 국제보건위기를 꼽았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 (지난 13일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 지속되는 대북제재와 매년 북한을 강타한 극심한 자연재해 그리고 2020년 시작된 국제보건위기는 북한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요 장애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Continued sanctions and blockades o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severe natural disasters that hit the country each year and the protracted global health crisis since 2020 are the main obstacles to the Government’s efforts to achieve sustainable development in the country.)
지속가능발전목표(SDG)는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17개 목표로서 빈곤 종식, 기아 종식,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보장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성 대사는 자력갱생 기조 하에 북한의 자원, 기술, 내부 동력을 동원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신형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한 비상방역체계를 더욱 강화해 지속되는 국제보건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국가들 그리고 국제기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양자, 다자 협력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포럼에 참석한 송한나 북한인권정보센터 국제협력디렉터는 김성 대사에게 북한이 조직적 차별 제도를 폐지하고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예정인지 물었습니다.
김성 대사는 이에 대해 북한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유엔에 제출한 지속가능발전목표 자발적 국가보고서(VNR)에서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로 지난해 곡물 생산량이 552만톤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분야의 도전과제로는 식수·위생 문제로 인한 사망률 통계가 미확인 상태라며 의료인력, 제약기술 기반, 의료장비와 필수의약품이 부족하다고 자인했습니다. 백신의 경우 대부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으로부터 공급받는다고 전했습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현재 전체 전력 생산량과 1인당 전력 생산량 모두 감소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적 파트너십 활성화 방안에 대해선 북한에 우호적인 모든 나라와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제재와 적대시 정책으로 주권과 개발권이 도전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선 북한이 다자외교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교두보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김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2일 한국국제정치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북한은 지난 수년간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국제적 이슈를 국내 발전전략과 연계시켜 북한식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끝낸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강조하는 데에는 보편적 규범을 준수하는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주장을 홍보하려는 의도, 그리고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해외 원조, 개발협력 등을 추진할 방안을 모색하려는 의도 등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지난 2일 한국국제정치학화 학술대회): 현재 대북제재가 공고하기 때문에 해외 원조, 개발 협력을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약속을 통해, 특히 북한의 발전전략과 연계돼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숨통을 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원조는 개도국이 갖고 있는 발전전략과 연계시켜야 합니다. 연계하지 않으면 개발협력이 성립하지 않는데 북한이 이것도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발전전략과 SDG가 연결돼있다 강조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김태균 교수는 또 북한이 제시한 발전전략이 북한 특유의 폐쇄적 경제발전노선이 아닌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에 따른 것이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목적, 그리고 국내적으로 이 같은 면을 홍보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