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실현성 없는 경제발전 5개년계획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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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8차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주타격방향을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으로 정한데 대해 북한주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13일 ”이번에 진행된 당대회에서 새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접한 주민들 속에서는 당국이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계획으로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5년전 7차당대회에서는 결국 실현시키지는 못했지만 경제 각 부문에서 그럴듯한 계획을 제시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을 특징지었을 뿐 경제발전 과업수행과 관련해서 아무런 실천방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우리나라 금속공업에서 맏아들 기업이라면 김책제철연합기업소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요즘 각종 설비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대부분의 생산설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마다 계획된 철 생산과제에 크게 미달하는 형편에서 과연 앞으로 경제전선의 주타격방향에서 자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김책제철연합기업소에서 철생산공정의 기본을 담당하고 있는 용광로의 경우 아직도 일제시기 설치한 용광로를 보수해가면서 그대로 쓰고 있는데다 용광로에 쓰이는 전력이 정상적으로 보장되지 않아 용광로 직장이 교대로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김책제철소에 철광석 공급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무산광산연합기업소 같은 경우도 광석을 캐는 설비의 노후화가 심해 철광석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더군다나 무산광산에서 김책제철소까지 이어진 정광수송관이 오래되어 곳곳이 파손되었지만 제때에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광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8차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전략5개년계획에는 금속공업과 화학공업부문에 대한 정상화, 활성화 단계에 올려 세우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하였지만 과연 현재 우리나라의 금속공업의 상황과 현실을 알고 하는 소린지 의심스럽다”면서 “금속공업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은 물론, 간부들까지 이번 당대회 결정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함경북도의 또다른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청진화학섬유공장 같은 경우에도 고난의 행군시기 이후로 자재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가동을 멈춘지 오래 되었다”면서 ”대부분 기계설비들과 공장건물이 관리가 되지 않아 파손된 상태로 남아있다가 2017년부터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자금과 자재 부족으로 복구작업도 지지부진해서 언제 제대로 복구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관련 공업부문의 한심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당대회에서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경제전략5개년계획을 제시한 중앙의 의도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반발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아무리 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하지만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경제전략을 내놓고 앞으로 얼마나 주민들을 강압적으로 몰아부칠지 모른다며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대북제재와 코로나19의 여파로 급감한 북중 교역으로 인해 북한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가 금속, 화학 분야라며 북한당국이 이를 단기간 내에 정상화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기반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김책제철소는 북한 최대의 종합야금 생산기지로 2015년 기준 북한 전체 철강 생산량의 약 37%인 240만톤의 철강을 생산했고 청진화학섬유공장은 화학섬유의 일종인 인견스프사 생산부문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공장으로 인견스프 약 3만톤, 인견사 약 5천톤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