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생산계획 할당하고 무조건 수행 강요

북한 청년·근로자·농민·여성 등 근로단체들이 노동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을 관철하겠다며 평양시와 각 도에서 궐기 모임을 하는 모습.
북한 청년·근로자·농민·여성 등 근로단체들이 노동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을 관철하겠다며 평양시와 각 도에서 궐기 모임을 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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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당중앙위원회 8기2차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첫해 생산 과제를 모든 기관, 기업소 별로 분담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산 과제를 받은 기관 기업소 간부들의 고민이 날로 깊어가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1일 ”중앙에서 당중앙위원회 8기2차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첫해 과제를 각 부문별 기관 기업소에서 분담해서 수행하도록 지시를 내렸다”면서 “이에 도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에서는 각 기관, 기업소들에서 올해 생산목표의 단계별 집행계획을 세우고 이를 도당에 보고하도록 매일 독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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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갱생의 정신을 발휘해 예비자원과 능력을 적극 동원할 것을 강조하는 북한 내부 학습자료의 일부. RFA PHOTO

소식통은 ”광산에서 석탄이나 광석을 캐는데 필요한 채광설비를 보장해주는 탄광기계연합기업소는 중앙으로부터 착암기(발파구멍을 뚫는 기계)를 비롯한 채광설비 1000대를 6월까지 생산해내 도내 탄광들에 보장할 데 대해 지시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노후화가 심한 공장 설비, 원자재, 심각한 전력난 등을 감안할 때 6월까지 채광설비 1000대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어서 기업소 간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채광설비를 정상적으로 생산하자면 국가에서 필요한 설비와 자재, 전기 등을 보장해줘야 하지만 위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생산계획량을 담보하라고 내리 먹이고 있다”면서 “생산계획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들은 오로지 당과 총비서에 대한 충성과 강철같은 사상투쟁을 기반으로 내부 자원을 총동원해서 해결하라고 몰아 붙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공장에서 생산을 책임진 간부들로서는 해결방도가 서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탄광기계연합소는 지난 시기에도 할당 생산량을 채우지 못해 공장 당 비서와 간부들이 자아비판을 당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같은 날 ”도당에서는 이번에 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첫해 과업을 어떻게 수행하는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각 기관 기업소별로 할당 받은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호상간에 경쟁하도록 부추기며 매일 실적총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실적이 뒤떨어진 단위에 대해서는 당에 대한 충성심과 방침관철에 대한 사상적 무장이 해이한 것으로 보고 강하게 대책(문책)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간부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간부들속에서는 작년 말 ‘80일전투’가 끝난 후로 지금까지 언제 한번 발을 펴고 맘 편히 자 본적이 단 하루도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면서 ”일년 내내 이런 식으로 각종 전투와 동원, 생산과제수행으로 들볶이다가는 제명 대로 못 살것 같다면서 중앙의 강압적인 지시에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