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인들 땔감 없어 추위와 질병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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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군인들이 2월말부터 땔감이 바닥나 추위와 질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당국은 시급한 땔감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동계훈련중인 일부 군인들을 땔감 확보 작업에 동원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10일 ”지난 2월말부터 9군단 관하 부대들에서 땔감이 떨어져 병영(내무)생활과 훈련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군 당국이 예하 각급 부대들의 땔감 상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면서 ”이미 땔감이 바닥난 부대들에서는 훈련에 동원된 군인들 일부를 떼내어 땔나무 작업에 동원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중대급 부대들에서는 2월초에 이미 땔감이 바닥나 난방은 고사하고 식사를 보장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추위에 지친 군인들이 식당과 병실(생활관)에 필요한 땔감 마련을 위해 부대 주변 민가에 나가 땔감으로 사용할만한 것을 모조리 훔쳐오다 보니 민간에서 매일 같이 신소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민가에서 땔감을 마구잡이로 도적질 하는 군인들의 행패에 주민들은 해당부대를 찾아가 강하게 신소를 제기하지만 지휘관들은 이를 묵살하고 있어 주민들과 군인들간의 마찰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부대들에서는 땔감 마련을 위해 (동계)훈련중인 일부 군인들을 떼내어 화목장(나무를 할수 있는 벌목장)에 들여보내어 화목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땔감이 없어 난방은 물론 식사 조리도 제대로 못하는 부대들은 땔감이 될만한 수목을 마구잡이로 잘라내 땔나무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도 같은 날 ”인민군 12군단의 경우에도 석탄보다는 대부분 화목으로 부대 땔감을 보장하는데 훈련 진입 전에 마련해둔 땔감은 이미 바닥이 나 군인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면서 ”군대에서 땔감부족 문제는 매 해마다 제기되는 문제인데도 총사령부나 총정치국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부대 자체로 해결하도록 방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땔감 부족으로 난방조차 안 되는 생활관에서 병사들은 겨울에 목욕 한 번 제대로 할 수가 없어 병영의 위생 상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열악하다”면서 ”특히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군인들이 옴병(피부병)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데 군 당국에서는 무조건 자력갱생으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지시만 내리 먹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