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살림집건설현장 화재로 2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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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평양시 살림집 1만호건설에 투입된 돌격대원 숙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20여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야 취침시간에 화재가 발생해 희생자가 많았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5일 ”지난 달 말 평양시 살림집 건설장에 동원된 돌격대원들이 생활하는 임시숙소에서 화재로 최소 20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면서 ”건설 지휘부에서 화재원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기선 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판명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짧은 시간의 화재인데도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한 것은 고된 노동으로 피곤에 지친 돌격대원들이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깊은 잠에 빠져들어 미처 대피하지 못한 때문”이라면서 ”건설현장 근처에 급히 설치한 돌격대 숙소는 지붕과 벽체를 판자(널판지)와 비닐막으로 엉성하게 급조한데다 내부에 전기 배선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질서하게 늘어놓는 바람에 얽힌 전기선 이음 짬에서 합선이 일어나 화재로 번지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불에 타기 쉬운 자재로 급조된 숙소는 화재발생 십여 분만에 전소될 정도로 화재에 취약했지만 화재 발견 즉시 대피했더라면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면서 “하루 두 세시간 밖에 취침하지 못할 만큼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돌격대원들은 물론 야간 불침번까지 잠에 곯아 떨어지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 과도한 건설공사 과제를 올해 안에 끝내라고 다그치고 있어 건설현장에서는 갖가지 무리한 작업들이 강행되고 있다”면서 “본래 우리 나라 건설이라는 게 작업자들의 안전은 완전히 무시하고 당국이 정한 시한에 맞춰 강행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지만 당국에서는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과 원인을 건설현장 간부들의 태만과 감독 소홀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시민들 속에서는 건설 시작부터 이렇게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많아지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건설노동자들이 희생될지 모르겠다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건설지휘부에서는 너무도 촉박한 시일 내에 살림집 1만호를 완성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턱없이 무리한 지시라는 걸 알면서도 감히 중앙당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애꿎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건설로 돌격대와 군인 등 많은 건설인력들이 한꺼번에 건설현장에 집결하면서 건설 인력들이 먹고 잘 숙소를 마련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면서 “대부분 천막을 치거나 임시로 판자집을 지어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판자와 비닐막으로 임시 막사를 짓고 생활하던 돌격대원 숙소에서 지난 달 30일경 화재가 발생해 돌격대원 20여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면서 “건설인력들의 생활환경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건설지휘부에서는 안전문제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주문하고 있지만 하루 12-14시간의 고된 노동에 지친 돌격대원들은 일단 취침에 들어가면 깊은 잠에 빠지기 때문에 한 막사에서 잠자던 대원 대부분이 희생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정은총비서 집권 이후 최고지도자의 치적 쌓기를 위한 대규모 국가건설공사들이 꼬리를 물고 진행되면서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건설지휘부간부들은 당이 설정한 기한 내에 성과를 올리는 데만 급급하였지 건설인력의 안전문제나 억울한 희생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울분을 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