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농사철을 맞아 올해도 어김없이 군인들을 농장일에 동원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제8차당대회 결정사항인 식량증산을 위해 군인들을 주둔지역 인근 협동농장들에 파견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26일 ”올해 긴장한 나라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위해 군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데 대한 제8차당대회 결정에 따라 인민군 총참모부, 총정치국의 지시문이 각급 부대들에 내려졌다”면서 ”지시에 따라 부대들은 농촌지원에 가용한 인원을 동원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군인들을 현지에 파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최고사령관 명의로 내려온 지시문에는 인민군대가 주둔 지역안의 알곡생산을 책임지도록 되어 있다”면서 ”이에 따라 부대 정치부에서는 2기훈련(하계훈련)준비를 비롯한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농촌지원사업에 총동원하는 당의 의도를 간부들과 군인들에게 똑똑히 인식시키기 위한 사상교양사업을 벌리고(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군당국에서는 당면한 모내기를 제철에 끝내는 것이 올해 농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면서 농촌지원사업에 군인들과 군 간부, 종업원(군무원)들이 빠짐없이 참여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총정치국에서는 이번 농촌지원기간에 부대들이 농촌지원과 관련이 없는 회의나 모임을 조직하거나 농촌지원에 동원된 간부들을 불필요하게 불러들여 농촌지원사업에 지장을 주는 일이 없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2기훈련 준비사업이나 기타 군부대에서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당생활총화 모임이 필요할 경우, 농촌지원 현장에서 회의나 모임을 조직해 진행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총참모부에서는 1차동원부대(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먼저 출동하는 부대), 중요 국가건설에 동원된 부대를 제외한 모든 부대들을 농촌지원에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부대들에서는 농촌지원현장에 군인들의 임시 숙소를 전개하는 동시에 사단, 여단, 연대급 부대들에서는 산하 병력의 농촌지원 동원에 따른 군기확립과 지휘통제를 감시하는 자체 검열조를 편성해 운영하게 되어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부대들 입장에서는 농촌지원전투에 한꺼번에 많은 노력이 투입되다 보니 2기훈련 준비를 비롯해 부대 앞에 제기되는 과제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이의를 제기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올해 농사를 잘 짓는 문제가 5개년경제발전계획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최고사령관의 언급이 있고보니 군 간부들은 서로 눈치를 보면서 할 말이 있어도 함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매 해마다 모내기철이면 군인들에 총동원령이 내려졌지만 올해는 당국에서 여느 해보다 농촌지원의 중요성을 부단히 강조하고 있다”면서 ”부대 정치부에서는 올해 농사를 잘 짓는 것이 사회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적극 선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군인들의 반응은 차갑고 마지못해 일하는 기색이 뚜렷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