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병들의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 금지

23일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대화하고 있다.
23일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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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군에 새로 입대한 신병들 속에서 출처 없는 노래나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가 유행하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단속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3일 ”도 안에 주둔하고 있는 9군단에서 신병훈련을 받고 있는 신입병사들이 오락회(장기자랑) 시간에 출처가 없는 국적 불명의 노래와 춤을 춘 것이 문제가 되어 군 당국에 이와 관련해 철저히 대책할 데 대한 최고사령관(김정은)의 비준 과업이 5월말에 떨어졌다”면서 ”총정치국에서는 최고사령관의 지시 집행을 위한 대책 수립과 함께 각 예하부대들에 대한 검열을 조직해 진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총정치국에서는 군대 안의 당조직들과 청년동맹조직들에 출처가 불분명하고 사회주의 이념에 맞지않는 이색적인 노래를 부르거나 가사를 수첩에 적어 가지고 군에 입대하는 신병이 없도록 초모행사 때부터 사상적 교양과 통제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각급 부대를 대상으로 신병들속에서 기존의 노래가사를 이상하게 바꿔 부르거나 출처불명의 노래를 부르는 문제에 대해 엄격히 대책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병들이 군대에 들어와서도 이런 노래를 부르는 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나라 사회주의제도를 비방하고 좀먹는 ‘비사회주의’ 행위로 이에 대해 엄격하게 대책 하도록 하였다”면서 ”신입병사 훈련 부대를 비롯해 각급 부대 당 및 청년동맹조직들에서는 올해에 입대한 신입병사들의 수첩과 소지품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요해, 검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출처불명의 노래와 기존 노래의 가사를 바꿔 부르는 행위는 고등중학생들을 중심으로 오늘의 조선 젊은이들 속에서 폭 넓게 유행하고 있는 새로운 문화현상”이라면서 “당국에서 권장하는 노래인 ‘보람찬 병사 시절’이나 ‘높이 들자 붉은 기’ 같은 노래의 가사를 엉뚱하게 바꿔 부르거나 당국에서 보급한 적이 없는 출처불명의 노래를 외국식 자본주의적 창법으로 부르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신병들 중 상당수는 군대에서의 안전과 무사귀환을 비는 의미에서 미신적인 글이 적힌 부적을 몸에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총정치국에서는 미신적인 부호나 글을 몸에 지니는 것은 당과 수령에 충성을 다 해야 할 군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미신행위라면서 철저한 단속을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12군단에서는 신병교육을 받고 있는 신병들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검사 (정신상태, 군복착용, 위생상태들을 검열)를 통해 신병들이 지니고 있는 병사 수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군 당국에서는 새로 입대하여 신병훈련을 받고 있는 군인들이 군중문화시간(집체적으로 모여 춤과 노래를 부르는 시간)과 오락회(장기자랑)시간에 이색적인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상교육을 매일같이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요즘 입대하는 젊은 군인들은 훈련과 동원으로 인한 피로감을 그들 나름대로의 노래와 춤으로 풀고 있는데 좋아하는 노래마저 못 부르게 한다면 군인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