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홍수 피해 불안감에 밤잠 설쳐

사진은 청진철도국에서 장마철을 맞아 큰물과 폭우, 비바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철도망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은 청진철도국에서 장마철을 맞아 큰물과 폭우, 비바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철도망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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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일부 지역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큰물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사태로 생활고를 겪고있는 주민들이 홍수피해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일 ”최근들어 일부 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리는 바람에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앙에서 홍수피해 방지대책이란 것을 하달했다”면서 ”산하 기관들마다 중앙의 지시에 따라 홍수피해 방지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나 2016년 대홍수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문에는 장마철 피해대책과 관련해 전당, 전군, 전민이 총동원되어 큰물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각 급 정권기관 단위로 장마철 피해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제 때에 홍수피해를 막기위한 사전대책을 세울데 대해 강력히 지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당국의 지시라는 것이 홍수피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만 했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방법도 제시하지 않고 더구나 국가 차원의 지원 같은 것은 언급조차 되지 않아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아주 싸늘하다”면서 “중앙에서는 이런 문제가 있을 때마다 그럴듯한 말로 지시를 남발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은 하나도 나온 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홍수피해 대책을 세운다면서 가뜩이나 살아가기 바쁜 주민들을 오라가라 하면서 들볶는 것이 산하 기관들이 하는 짓”이라면서 “지난 2016년 대홍수때에도 중앙과 지방의 정권기관들이 큰물 피해대책을 세운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주민들은 대홍수에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산에 나무가 없고 어지간한 경사면엔 거의 다 경작지가 조성되어 있어 큰 비가 내리면 빗물이 토사와 함께 그대로 쓸려 내려오다 보니 집과 밭들이 토사에 묻히고 만다”면서 “큰물피해방지를 위해 강과 하천의 뚝옆에 심어 놓은 나무들까지 땔감이 부족한 주민들이 다 찍어서 연료로 사용하다 보니 비가 조금만 와도 강과 하천이 범람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홍수에 대한 불안감이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농민들속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창 농작물이 생육해야 하는 시기인데 계속 큰 비가 내려 농작물의 수정시기를 놓치면 올해 농사를 망칠수 밖에 없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2016년 대홍수 때에도 당국에서는 관영 매체를 동원해 큰물피해 방지대책이란 것을 마련해 놓았다고 선전했지만 결과적으로 최악의 홍수피해를 입고 말았다”면서 “주민들은 이번에도 2016년의 악몽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