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평양시 1만세대살림집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공장 기업소들에 무조건 우선 보장하도록 강요하면서 공장 간부들이 곤경에 처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22일 ”중앙에서 평양시 1만세대살림집건설에 요구되는 건설자재를 각 공장, 기업소들에 강제 할당해 내리먹이고 있다”면서 ”중앙에서는 세멘트(시멘트) 생산기업소들에 평양시 살림집건설에 필요한 세멘트를 무조건 보장할 데 대해 지시했지만 순천세멘트공장을 비롯해 각 지역에 있는 세멘트공장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달해 평양살림집건설에 전적으로 세멘트를 보장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공장 간부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순천세멘트 공장의 경우, 전국의 주요대상건설공사장에 고강도 세멘트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의 요구대로 평양시 살림집건설장에 세멘트를 우선적으로 보장하자면 다른 대상건설에는 고강도 세멘트를 공급할 수 없는 형편”이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최고지도자가 직접 챙기는 건설장에 세멘트공급을 소홀히 했다가는 어떤 처벌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당국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안주뽐뿌(펌프)공장의 경우에도 평양시 살림집건설에 필요한 자재 보장 과제를 부여 받았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올해 말까지 뽐뿌 200여대를 생산해내 평양살림집건설장에 보내야 한다”면서 “그러나 자재 부족과 공장설비 노후화로 연말까지 100대의 뽐뿌를 생산하기도 벅찬데 무슨 수로 200대를 만들어내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 같은 상황은 326전선종합공장, 대안전기공장 등 살림집건설에 필요한 전기설비를 생산하는 공장들 모두 마찬가지이다”라면서 “중앙으로부터 미룰 수 없는 과제를 받았지만 현재의 공장 생산능력으로는 과제 수행이 어려운데다가 평양시 살림집건설에 필요한 전기자재를 제 기일에 보장하지 못할 경우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간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밖에도 살림집건설공사와 직접 연관이 없는 공장, 기업소들에도 평양시 살림집건설에 필요한 자재 보장 과제가 떨어졌다”면서 ”평양버스공장, 대동강축천지공장, 대동강전자제품공장, 담배공장들에도 기업소 생산품목이 아닌 석재, 인조석판, 권양기(도르래식 기중기) 등 건설자재를 보장하라는 과제가 떨어져 간부들이 엄청난 부담감속에서 자재를 조달한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23일 ”우리나라 최대의 제철소인 김책제철소와 성진제강소를 비롯한 철강재 생산 공장들도 평양시 살림집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 수요를 무조건 보장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를 받았다”면서 ”경성애자공장의 경우에는 평양시 살림집 전기설비에 필요한 애자를 11월까지 전량 무조건 보장할 데 대한 과제를 부여 받았지만 실제 생산량은 전체 수요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공장간부들이 밤잠을 설치며 고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평양시 1만세대살림집건설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다 보니 올해 계획된 지방 도시 살림집건설은 불가피하게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위에서는 말로만 인민들에게 보다 편안한 주거시설을 마련해 준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최고존엄의 업적 쌓기에 불과한 평양시 살림집 건설에만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