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대회 앞두고 국경지역에 보위사령부 검열 착수

압록강변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이 배에서 짐을 내리는 주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압록강변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이 배에서 짐을 내리는 주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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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내년초로 예정된 제8차당대회를 앞두고 국경지역에 대한 통제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4일 부터 국경연선 전지역에서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검열이 시작되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24일부터 보위사령부 검열조가 국경연선지역에 파견되어 검열에 착수하였다”면서 ”이미 국경부근에는 사람의 그림자도 얼씬거리지 못하는데 보위사령부 검열조까지 동원되어 주민이동을 단속하는 바람에 야간통행금지가 시작되는 저녁 6시가 되기 전인 대낮에도 국경마을에서는 사람의 이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보위사령부 검열은 내년초에 진행하게 될 당대회와 관련해 코로나비루스 유입경로 차단과 중국 손전화로 인한 내부비밀 누설 방지 등 국경지역 주민통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검열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정확한 종료 시점도 밝히지 않고 국경마을을 샅샅이 조사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특히 이번 검열의 배경은 중국 손전화 등 비법적인 수단을 통해 내부비밀이 여러 경로를 통해 외부에 누설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중국 손전화를 여러 대 가지고 한국과의 통화를 주선해주면서 돈벌이를 하던 전화브로커들의 명단을 확보한 검열조가 이들에 대해 집중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한국에 가족이나 친척이 있는 주민과 중국 손전화를 통해 한국과 전화를 연계시켜주고 돈을 벌던 전화브로커들은 최근 당국의 국경지역에 대한 삼엄한 단속을 의식해 활동을 멈춘 채 대부분 잠적해 버렸다”면서 ”한국에 정착한 가족으로 부터 생계비를 지원받던 탈북자 가족들이 전화송금이 안 되어 심각한 생활난을 겪고있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분위기가 살벌한데 아무리 권력기관을 낀 전화브로커라 하더라도 무슨 수로 한국과의 전화연계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보위사령부 검열조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경비수행 태도에 대한 검열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경비대 군인들도 국경지역 주민들에 대한 신분확인과 출입통제를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장사활동으로 끼니를 해결해오던 주민들의 경우,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든데다 오후 6시 통행금지시간을 어기면 바로 체포되기 때문에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조치로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국경지역 주민들의 어려운 사정은 헤아리지 않고 오로지 내부비밀 유출방지를 위해 검열과 통제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국경연선 주민들부터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 10월 1일부터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국경 연선지역에서 코로나 방역 등을 이유로 6시 이후 통행금지 조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