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경비대에 한 달 식량 안 주고 자체해결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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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국경경비대에 한달 분 식량을 주지 않고 자체로 해결하라고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국경경비대 간부들은 당국의 이상한 지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난처한 상황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국경경비대 소식통은 12일 ”얼마 전 상급부대로부터 한달 분 식량을 자체로 해결할 데 대한 지시를 받았다”면서 ”국경경비대는 다른 부대와 달리 국경 밀수를 통해 상당한 수입을 올려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런 지시를 내린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 같은 황당한 지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전에도 수차례 지시가 내려온 적이 있다”면서 “경비대 간부들과 대원들은 이 같은 지시에 아무런 의견도 제기하지 못한 채 어떻게 한달 치 식량을 조달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은 시기적으로 볼 때 군부대들이 제일 견디기 힘든 때인데 지난해 가을에 저장한 부식물은 다 떨어지고 식량사정도 가장 열악하다”면서 “일부 초소에서는 찬거리가 전혀 없어 강냉이밥을 소금에 찍어먹는 현상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당국에서는 국경경비대 부대들은 공급이 끊겨도 어떻게든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부대 간부들속에서는 강무역(밀수)을 뿌리 뽑으라면서 식량을 대주지 않는다는 것은 밀수꾼들을 방조하고 식량값을 받아내라는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당국에서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밀수와 탈북 방조를 비롯한 불법행위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지만 한달이나 식량을 주지 않고 자체로 해결하라는 것은 밀수를 적극 방조해 주고 뇌물을 챙기라는 얘기나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지시로 인해 뇌물을 받는 간부들은 크게 피해를 볼 게 없다”면서 “실제로 피해를 보는 것은 말단 초소에서 생활하는 병사들로 일부 초소들은 식량이 없어 민가에 나가 쌀을 빌려다 먹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간부들은 당국의 이 같은 지시가 불만스럽지만 문제를 제기해봐야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면서 ”일부 간부들과 군인들은 이런 기회를 이용해 밀수를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주면서 노골적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