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 국경에 감시용 조명등 설치

사진은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 창바이 현의 외진 곳에 설치된 철조망.
사진은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 창바이 현의 외진 곳에 설치된 철조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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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주민 탈북방지를 위해 양강도의 국경지역 일대에 야간 조명등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 지역 국경에서 탈북사건이 속출하고 있어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25여단이 최고존엄(김정은)으로부터 질책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세원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군 간부소식통은 23일 “지난 6월 양강도 혜산시를 비롯한 조-중 국경지역 일대에 야간 조명등이 새로 설치됐다”면서 “신형코로나비루스 여파로 국경을 봉쇄했는데도 도주(탈북)자들이 계속 발생해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25여단이 최고존엄의 지적을 받았기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고존엄의 지적에 따라 국경경비25여단에서는 양강도 조-중 국경지역 중요구간들에 설치된 철조망에 10미터 간격으로 야간 감시용 조명등을 설치했다”면서 “감시용 조명등이 설치는 되었지만 국경지역까지 전기공급이 잘 되지 않아 무용지물나 다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이 신형코로나사태로 조-중 국경지역을 봉쇄한 이후 한동안은 탈북자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국경봉쇄가 지속되면서 국경연선에 대한 통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요즘에는 도주를 시도하는 주민들이 다시 늘어나자 당국이 칼을 빼든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은 야간감시 조명등 설치와 함께 허술한 철조망 보강사업도 함께 진행하면서 조-중 국경의 탈북통로를 물리적으로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기부족으로 야간 감시용 조명등을 제 때에 켜지 못하고 철조망도 물자부족으로 오랜 세월 보수를 하지 않아 당국의 의지만으로 탈출통로를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6월 초 보천군 주둔 국경경비대군인들(25여단소속)이 조-중 국경지역에 철조망 `10미터 간격으로 조명등을 설치했다”면서 “그러나 전력사정으로 야간에 불이 켜지는 경우가 많지 않아 감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력보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중 국경연선에 철조망설치에 이어 야간조명등까지 설치한 것을 보면 당국의 도주자(탈북자)에 대한 통제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뛸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이 철조망이나 불도 켜지지 않는 조명등 때문에 탈북을 포기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근 보천군 군당위원회 간부들이 지역 인민반들에 나와 국경연선주민 강연회를 진행했다”면서 “강연자는 양강도가 전국적으로 도주자가 제일 많다는 최고존엄의 지적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혁명적 경각성을 높여 외래자들에 대한 감시와 신고체계를 철저히 세우자고 호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달부터 3개월간 국경연선지역에서 담당 안전원과 규찰대 기동타격대원들이 임의의 시각에 가택 검열과 유동인원들에 대한 단속을 진행한다”면서 “국경을 넘어 중국이나 한국행을 계획하고 있는 주민들의 탈출이 더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지난 14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김일성사망일(7월8일)에 6명의 청년들이 한국행을 목적으로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되어 보위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