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보위성 같은 특수기관들에 대한 특별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일부 보위부원 가족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 인해 보위부 요원들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뇌물 착취가 더욱 심해져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사법관련 소식통은 27일 "보위성을 비롯한 특수기관들에는 그나마 정상공급하던 특별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지방 보위부원들과 그 가족들이 생활고를 겪게 되었고 주민들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아무리 나라 경제사정이 어려워도 보위성을 비롯한 특수기관 종사자에게만은 식량을 정상공급했는데 올해 들어 식량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보위부 성원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 달부터 보위부원도 본인 한 사람 분량의 배급만 주고 있는데 그것만으로 부양가족의 생계를 꾸려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식량공급이 중단되거나 대폭 축소되어 살림이 어려워진 보위부원 부인들이 남편의 직위를 팔아가며 장사행위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당국에서도 이런 현상에 대해 과거 같으면 정도에 따라 가족은 물론 보위원 본인도 함께 처벌했는데 지금은 알면서도 눈감아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반주민에 비해 부족한 것 없이 살던 보위부원들은 갑자기 배급이 끊기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온갖 트집을 잡아 주민들을 착취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담당하는 기관 기업소, 농장들에 나가 돈을 요구하고 있어 기업소와 농장 간부들이 하소연하고 있지만 무슨 까닭인지 당국은 모른 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보따리 밀수꾼은 28일 "보위부원까지 배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살림이 쪼들리는 것을 보면 우리의 식량사정이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면서 "그 바람에 우리처럼 국경에서 보따리 장사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보위부원들의 등쌀에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뜯기고 있다"고 푸념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경연선에서 활동하는 밀수조직이나 주민 탈북을 알선하고 돈을 버는 탈북 브로커들의 경우, 보위부원들이 눈을 부릅뜨고 국경연선에서 붙어 살다시피 하니 그들의 입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들어 국경지역 도시에서는 보위부원들이 주야간 때도 없이 숙박검열을 하고 있어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극심하다"면서 "보위부원들의 검열은 범법자나 탈북자를 막기위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나 제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날뛰는 것이어서 주민들의 불만은 당국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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