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준전시상태’ 선포로 일부 주민 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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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지난 21일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남북 간의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상황이 후방지역 주민들에도 알려졌습니다. 전연(휴전선) 지역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소식통들은 증언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25일 새벽 남북고위급협상에서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한 사과의 뜻이 담긴 '유감'을 표명하면서 휴전선 일대의 긴장상황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김정은 제1비서가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후 북한 접경지역에서 상당한 혼란이 있었던 사실이 소식통들을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3일 인민군 탄원(자원입대신청)행사가 열릴 때만해도 정세가 긴장됐다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며 "그러나 24일 아침 평양-라진행 열차가 도착하면서 청진시에 큰 소동이 빚어졌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24일 오전 9시 경에 평양-라진행 열차가 도착하자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강원도 지역에서 피난을 온 어린학생들과 노인들이 열차방통이 미어질 정도로 쏟아졌다며 그러한 광경에 청진시 주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21일부터 22일 사이에 전연지역을 떠난 피난민들은 열차를 갈아타며 24일에야 청진시에 도착했다며 "북부지대의 관문인 함경남도 고원역에 아직도 수천명의 피난민들이 남아있다"는 소식에 청진시 주민들은 더욱 놀라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피난민들은 모두 17세 미만 어린이와 학생들, 65세 이상 노인들인데 원인은 북한이 공민증(주민등록증)이 없는 17세 미만 미성년, 퇴직한 65세 이상 주민들에게 '여행증명서'가 없이 열차를 타도록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4일 오전 11시부터 15세 이상의 모든 학생들이 인민군 탄원을 하는 행사가 열렸다"며 "이런 가운데 평양-혜산행 열차에서 수백 명의 피난민들이 쏟아졌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인민군 탄원행사를 마친 학생들은 곧바로 김일성, 김정일 동상 건설에 동원됐는데 그들에 의해 피난민들의 도착 소식이 순식간에 건설자들과 지원자들속으로 확산되면서 혜산시 주민들은 상당한 전쟁 공포감에 떨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양강도당위원회 간부들이 자식들을 몰래 농촌으로 피난 보낸 사실이 학생들을 통해 확인되면서 건설자와 지원자들이 앞 다퉈 도주하는 사태가 벌어져 밤 9시까지 진행되는 동상건설 현장은 오후 5시가 되자 완전히 비워졌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0군단 본부를 비롯해 주요 기관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폭격에 대비해 집을 지키는 가족 1명씩만 남기고 모두 교외(변두리)로 피신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어둠을 타 국경연선에 나온 수많은 주민들이 단속을 피해 여기저기로 몰려 다녔다"며 "그들은 폭탄 한방이라도 터지면 바로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뛸 태세였다"고 준전시상태 선포로 인한 주민들의 혼란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