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성택관련 사진·출판물 회수

0:00 / 0:00

앵커 : 김정은 정권이 처형된 장성택 전 행정부장의 흔적 지우기를 다그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장'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름을 밝히길 꺼려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12월 15일, 모든 '1호 사진(김정은 기념촬영사진)'과 출판물들에서 장성택의 이름과 얼굴을 삭제하라는 긴급지시를 내렸다고 복수의 북한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애초 12월 말까지 삭제를 끝내라고 지시했지만 워낙 장성택의 사진과 이름이 거론된 출판물들이 많은데다 추가로 삭제할 도서목록들이 계속 내려오고 있어 2014년 1월 10일까지 삭제작업을 연장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12월 15일, 각 인민반들을 통해 장성택의 얼굴이 찍혀있는 '1호 사진'들을 모두 회수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왔다"며 "회수된 '1호 사진'들은 장성택의 얼굴만 지운 후 다시 돌려준다"고 말했습니다.

회수 명단에 있는 '1호 사진'들은 김일성 시대 열린 '전국청년일꾼대회' 기념사진부터 올해 '세포비서대회' 사진까지 모두 19장이라며 그 외 각종 출판물들에서도 장성택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삭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출판물 보급소와 선전부 간부들이 도서목록을 들고 개인집들을 일일이 돌고 있다"며 "장성택의 사진과 이름이 들어있는 도서들을 무조건 회수해간다"고 말했습니다.

각 대학도서관과 지역 도서관들에 보관되었던 '조선화보'와 '로동신문'을 비롯한 장성택이 언급된 관련 출판물들도 모두 회수했다며 회수된 도서들은 각 출판물보급소와 출판검열국, 미술관들에 모아 놓고 삭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서는 "너도 장성택의 족속이냐?", "장 씨들은 조상이 다 같기 때문에 모두 수용소로 보내야 한다"는 식으로 비록 진심은 아니나 '장'씨 성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장'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어디에서 이름도 떳떳이 말을 못 할 지경"이라며 "'장'씨라는 성만 들어도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돼 몹시 난처해 질 때가 많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