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화교, 일정기간 ‘입북않겠다’ 서약…국경봉쇄 장기화?

단둥에서 한 운전사가 북한으로 운송할 상품을 실은 트럭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단둥에서 한 운전사가 북한으로 운송할 상품을 실은 트럭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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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한 북중국경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북한당국의 허가를 얻어 중국으로 나온 화교가 북한 당국에 일정기간동안 입북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대응차원에서 북중 국경을 봉쇄한 북한 당국이 이같은 봉쇄조치를 언제까지 유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체류 중이던 화교들이 지난달 중국으로 나오면서 일정기간동안 북한에 입국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달 16일 보도를 통해 북한 당국이 지난달 14일 북한에 체류 중이던 화교들의 출국을 허가해 이들이 중국으로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으로 나온 화교와 최근 접촉한 한 소식통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화교들이 중국으로 나오면서 2023년 말까지 입북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중국으로 나온 화교 상당수는 북중을 정기적으로 오가며 소규모 무역 등 생업에 종사하다가 지난해 신형 코로나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북한에 발이 묶였습니다. 이들은 북한에서 장기 체류하면서 중국 내 가족들과 교류가 끊기고 생활고까지 겪으면서 북한 당국에 출국 허가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에 북한 당국은 일정기간 동안 북한에 입국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이들의 출국을 허가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 소식통은 “화교들은 국경이 봉쇄되면서 생업에 차질이 빚어졌고 중국 내 가족으로부터 생활비도 받지 못하면서 북한 당국에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안다”며 “일부는 중국 내 가족이 사망했음에도 장례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중국경 봉쇄 상황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과 중국이 국경 개방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관련 노력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신형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이른 시일 내에 북중국경 개방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와 관련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월 국경개방설이 있었으나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본다”며 “최근 신형 코로나와 관련한 중국 내 상황이 불안정한 것으로 보여 북한으로선 여전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단 북한 당국은 지난해 1월 이후 외국 입국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단둥에 나와 있던 북한 무역일꾼 가운데 사망한 사람의 시신도 단둥 병원 냉동고에 계속 보관 중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화교들이 중국으로 나왔지만 그들이 신형 코로나 종식 이전까진 북한으로 들어갈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화교들이 이를 인지하고 북한과 약속 하에 나왔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중 간 물자교류 재개를 준비하는 동향이 지속적으로 관측돼 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신의주, 남포, 의주 등의 방역 시설을 정비하고 수입물자소독법을 채택하는 등 관련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통일부는 최근 북중 국경 개방과 관련해선 진전된 상황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중 국경 동향을 면밀하게 보고 있지만 지금까지 변화된 상황이 없다”며 “일부 (북중 간) 물자 전달이 해로를 통해 이뤄지는 동향이 있으나 육로를 통해 이뤄지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