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에서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북한식으로 치면 대의원을 뽑는 선거를 한 건데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누구에게 투표했을까요?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에서는 지역별로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정당에 큰 차이가 납니다. 대구경북 지역 유권자들은 여당을, 광주전남 지역 유권자들은 야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탈북자들의 투표 성향도 거주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월 발표된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나이, 남한 거주기간, 성별, 학력보다는 탈북 이후 남한의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투표 성향이 많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이는 "보수적이고 권력 순응적 정치 성향을 가진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겪게 되는 재사회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논문의 저자인 김영달 경북이주민센터 이사장은 설명합니다.
김영달 경북이주민센터 이사장: 거주지역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웃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웃의 영향을 받고 지역사회 주류 여론을 따라가는 거죠. 내가 마치 기존 주민이었던 것처럼 행동합니다. 이게 이주민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김 이사장은 박사학위 논문 '북한이탈주민들의 투표 행태 연구'를 위해 지난해 4월 서울 등 수도권과 대구 경북, 광주 전남 등에 거주하는 탈북자 253명을 직접 방문해 거주기간, 성별, 나이, 소득, 학력 등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2012년 19대 대통령 선거의 경우 탈북자들은 대구 경북에서 95.8%가 여당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고 광주 전남에서는 51.5%가 야당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같은 해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여당은 대구 경북 지역에서 탈북자 91.1%의 지지를 얻었고 야당은 광주 전남 지역에서 탈북자 60.7%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현재 남한엔 2만9천여명의 탈북자가 살고 있으며 19세 이상 유권자는 2만5천여명입니다. 지역별로는 대구 경북에 1천4백여명, 광주 전남에 1천여명의 탈북자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김영달 이사장은 "탈북자의 투표 행태는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의 정치의식이나 투표행위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날 총선거는 전국 253개 선거구 1만3천837개 투표소에서 실시됐습니다. 남측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을 통해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 등 모두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합니다.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이 받은 득표수에 비례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총선에는 모두 25개 정당이 참여했습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낸 정당은 17개, 지역구만 참여한 정당은 4개, 비례대표만 참여한 정당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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