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 시국에 우상화물 증설…주민들 ‘불만’

0:00 / 0:00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전국의 군, 구역에까지 우상화를 위한 모자이크 벽화 설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대도시의 중심지역이나 특정 지역에만 설치되어 있던 모자이크 벽화를 전국의 군, 구역에도 추가로 설치하라는 것인데 벽화 설치 비용을 떠안게 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3일 “최근 여기(북한)는 10월 말까지 마감해야 하는 우상화물 추가 설치로 지역마다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면서 “중앙에서 그동안 대도시의 중심지역에 설치되어 있던 모자이크 벽화를 전국의 군, 구역으로 설치 범위를 확대하라는 지시를 전국으로 전파했기 때문”이라고 RFA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벽화 설치로 국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은 최고조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면서 “국가가 벽화설치사업의 당위성을 강변하며 생계난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한 세대(1가구)당 내화 2만원의 충성자금을 강제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세(시)멘트와 도시락도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 벽화는 기존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3대 위인상(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이 추가되는 것인지 새로운 벽화가 탄생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극비에 붙여진 상태”라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어려운 시기에 내야 하는 과제에 큰 부담을 느낄 뿐 어떤 벽화가 추가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19의 대유행과 국경봉쇄로 여기 사람(주민)들은 식량난으로 매일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면서 “이 같은 비상상황 속에서 우상화물 설치 과제를 부담시키자 일부 주민들은 ‘다음에는 또 무슨 명목으로 돈을 뜯어낼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 중강군의 한 당 간부 소식통도 이 날 “우리 군은 현재 10월 말까지 모자이크 벽화를 추가 설치하라는 군당의 방침에 따라 자금확보가 한창”이라면서 “이번에 추가로 설치되는 벽화는 군과 군의 경계, 구역과 구역의 경계에 세워지게 될 것”이라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자강도 내에는 자성림산사업소와 고풍림산사업소, 강계갱목생산사업소, 양계갱목생산사업소 등 여러 곳에 모자이크 벽화가 이미 설치 된 상태”라면서 “그런데 왜 또 구역의 경계에까지 추가 설치하라고 지시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조선은 누가 보더라도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연상할 만큼 민생이 극도로 침체된 비상시국”이라면서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국가가 민생을 돌보기는커녕 오히려 우상화물 설치 비용을 부담시키자 대부분의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벽화 설치로 일부에서는 ‘거기(벽화)에서 쌀이 나오냐, 그저 우리를 기만하는 반인민적 통치 수단에 불과하다’는 매우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기도 했다”면서 “우상화 과제금을 내는 중에도 주민들은 기본적인 식량과 의약품조차 구하지 못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박정우,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