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구 평양 주택건설 강행은 김정은 치적 과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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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평양시의 주택난을 해결한다는 명목 아래 지시한 아파트 건설사업이 최근 본격화되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밀어부치기식' 공사가 김정은 총비서의 치적 과시를 위한 선전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보통신 전문 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대표는 최근 평양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평양시 중심지인 보통강 인근과 외곽지역인 사동구역의 건물이 철거되고, 기초 공사 작업이 시작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월17일과 4월 9일 촬영된 사진을 비교해 보면 보통강 인근 지역 부지 내 건물이 철거되고, 새 건물을 올리기 위한 대지 다지기 작업이 완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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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7일과 4월 9일 촬영된 평양시 보통강 주택 건설현장 사진을 보면 주택이 철거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38노스>

또 공사를 위해 주변 도로가 통제되고, 보통강 인근에 공사 인부들을 위한 임시시설이 들어선 모습도 관찰됐습니다.

보통강 주변 지역은 평양에서 가장 발달하고 주요 시설이 밀집된 곳 중 하나로, 이 곳에는 강변이 내려다 보이는 고급 계단식(테라스) 주택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3월 25일과 이달 1일 두 차례나 이 곳을 방문해 건설 현장을 지도한 바 있습니다.

아파트 건설이 한창인 평양시 사동구역의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기존 건물 철거가 이미 완료되고, 새로운 건물의 기초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정황이 관찰됐습니다.

지난 1월 당대회에서 2025년까지 5년 간 5만 세대의 '살림집'을 짓는다는 목표를 천명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23일 이 곳에서 ‘평양 1만세대 착공식’을 갖기도 했습니다.

윌리엄스 대표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사회주의 특성상 건설사업에 많은 인건비가 들지 않고, 건축자재에 대한 자체 생산도 대부분 가능해 주택 건설이 코로나 19 (코로나비루스) 상황 중 김정은 총비서가 낼 수 있는 최선의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대표 : 주택 건설은 모두 국내에서 해결 가능합니다. 철재, 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고, 인력에는 군인을 동원하면 되니 예산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 19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김정은 총비서가 주택 건설 외 다른 부문의 경제개발 사업들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김정은 총비서는 2012년 집권 후부터 2012년 창전거리, 2015년 미래과학자거리, 2017년 려명거리 등 평양에 여러 신도로를 건설했고, 현재 평양 중심지역에 있는 승리거리에도 1만6천 세대 규모의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윌리엄스 대표는 최근 김 총비서가 이례적으로 주택 건설 현장을 자주 시찰한 점을 언급하면서 평양시 주택건설이 올해 초 야심차게 발표한 5개년 개발계획의 최우선 사업인만큼 그가 성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 대담에 참석한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는 평양시 5만 세대 주택건설이 허황된 목표라며, 이는 집권 이후 별달리 내세울 게 없는 김 총비서의 치적을 자랑하려는 ‘선전공사’ 캠페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코로나 19 상황 장기화로 국가와 민생 경제가 악화된 상황 속에서 북한 당국이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와 함께 평양 시민들의 불만도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입수한 북한 내부 소식에 따르면 당국이 철거민들에 대한 이주대책 없이 서둘러 사동구역 주택 착공에 들어가면서 원주민들이 갑자기 살 곳을 잃는가 하면, 건설 현장에 청년들은 물론 가정주부 등 여성들까지 동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공사 현장에 동원된 이른바 ‘돌격대원’ 임시 숙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잠을 자고 있던 노동자 20여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