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남자 아이스하키(빙상호케이)팀의 연습 현장과 경기 모습,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은 기록 영상물이 내달 캐나다의 한 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캐나다에서 열리는 연례 영화제, ‘휘슬러 필름 페스티벌(Whistler Film Festival)’에서 북한 남자 아이스하키팀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즉 기록 영상물인 ‘클로징 더 갭(Closing the gap)’이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여집니다.
주최 측은 12월 4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의 다큐멘터리 부문 상영작으로 ‘클로징 더 갭’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제 주최 측의 폴 그레튼(Paul Gratton) 국장은 6일 이 작품의 선정 이유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북한은 여전히 대부분의 캐나다인들에게 접근할 수 없는 신비로운 나라로 남아있다”며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캐나다와 북한이라는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두 나라 사이에 공감대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하던 시절 북한 방문을 계기로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맷 레이첼(Matt Reichel) 씨를 주축으로 모인 5명의 캐나다 국적 청년들은 캐나다의 국민 스포츠인 아이스하키 경기를 하는 북한 선수들을 영상에 담자는 생각으로 영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제작자 중 한명인 데반 프랜시스(Devan Francis) 씨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아이스하키를 주제로 한 이유에 대해 “아이스하키는 캐나다의 국민 스포츠로 우리 모두 아이스하키와 함께 자랐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구 소련의 영향으로 1950년 대부터 북한이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북한 당국의 승인을 받고 2017년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동행해 북한 아이스하키팀의 활약상을 촬영했습니다.
기록 영상물에 나오는 당시 경기에 출전했던 한 북한 선수의 말입니다.
북한 아이스하키팀 선수 : 조국의 명예를 걸고 참가하는 경기대회인만큼 어깨가 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이후 영화 제작팀은 2018년 두 차례 더 평양을 방문해 선수들과 인터뷰를 가졌고, 올해 최종 마무리 작업을 마쳤습니다.
프랜시스씨는 “촬영 전에는 북한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면에 대한 생각들이 많았지만 결국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이루고자 하는 데 대한 믿음이 있다는 걸 배웠다”면서 “그것이 가족이든, 스포츠든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의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